사진=브로드컴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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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삼성전자가 다른 회사로부터 부품을 받지 못하도록 막은 혐의에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경쟁당국으로부터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피하는 대신 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달 중 이러한 절차를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5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24일 개최되는 전원회의(법원 1심 기능)에서 브로드컴이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를 진행할지 심의할 계획이다. 동의의결은 기업이 법 위반 혐의가 있음에도 위법성을 따져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내리지 않고, 기업 스스로 시정 방안을 제시·이행하면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브로드컴은 삼성전자 등 스마트기기 제조사에 부품 통신칩을 공급하고 있는데, 장기계약을 맺어 삼성전자가 타사 부품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른바 '공급 독점권' 조항을 계약서에 기재한 것인데, 공정위는 이러한 혐의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금지된 '경쟁사업자 배제 행위'·'배타조건부 거래 행위' 등을 적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당국은 지난 상반기 이러한 혐의에 대해 제재 수위를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브로드컴 측에 보낸 바 있다.
공정위가 이달 말 전원회의서 브로드컴의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게 되면 브로드컴은 △1개월 내 피해구제 등 자진 시정방안이 담긴 동의의결 잠정안을 마련하고, 이후 공정위는 이와 관련, △이해관계자 의견수렴(1~2개월) △최종 동의의결안 확정 등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현재 공정위는 스타필드 하남의 거래상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해 동의의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스타필드 하남이 매장 내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동안 임차인에게 관리비를 그대로 내게 한 것이 혐의의 골자다.
공정위는 이처럼 동의의결 제도를 사건처리 과정에서 지속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법 위반 혐의가 있는 기업은 물론, 피해를 받은 사업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유용한 제도라는 판단에서다. 기업 입장에선 법원 1심에 해당하는 공정위의 제재를 피할 수 있어 향후 법원의 재판을 추가로 받지 않게 돼 경영상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무엇보다 제재를 받지 않는데 따른 사회적 평판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피해 사업자와 소비자 입장에서도 손해 보상·가격 인하 등 실질적인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동의의결 제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불공정 거래행위 혐의를 받고 있는 기업이 과징금·고발 등 제재를 피할 수 있는 '면죄부'라는 비판은 여전하다. 이행 관리상 부실 문제도 제기돼 왔다. 예컨대 지난해의 경우 애플이 자진 시정안을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아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애플은 자사의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로 피해를 받은 국내 이동통신사와의 광고비 부담 관련한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작성 날짜가 공정위에 제출한 이행계획서상 기일을 넘긴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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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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