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원 7명과 회식… 복종의무 위반으로 '견책'
회식·소규모 식사 금지…A소령 "기본권 침해" 주장
法 ”징계 불이익보다 군 기강 확립 등 공익 더 커“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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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행정2부(재판장 심준보)는 육군 A소령이 견책처분을 취소해달라며 B사단장을 상대로 낸 소송을 최근 기각했다.
지난 2020년 2월 26일 저녁 8시 30분께 육군 B연대 소속 부대원 7명은 외부 음식점에서 식사 모임을 가졌다. 당시 부대원들은 식사 메뉴는 물론 술도 주문했다. A소령은 부대원 2명을 모임에 동참시켜 복종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유로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받았다.
부대원들이 외부 식사 모임을 가졌던 때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단계로,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위기’에서 ‘심각’으로 격상하던 때였다. 다만 모임 인원 등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실시 전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당 모임 약 3주 뒤인 2020년 3월 18일부터 실시됐다.
다만 당시 군에서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각종 지침을 하달했다. 육군참모총장은 모임 이틀 전인 2020년 2월 24일 전 장병 대상 휴가 및 외출·면회 통제, 간부 대상 퇴근 후 숙소 위치를 원칙으로 하는 명령을 발령했다.
제1군단장은 외부 음주회식 금지, 소규모 식사 모임 금지 내용을 포함한 지침을 발령했고, 같은 날 이러한 내용 담은 ‘사단장 일일부대운영 지침’이 온나라 메모보고(군 메신저)를 통해 매일 전달되기도 했다.
이에 군은 부대원을 저녁 회식에 동참시킨 A소령이 복종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징계 의결을 거쳐 견책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A소령은 항고했고, 제1군단사령부 항고심사위원회가 기각하자 의정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A소령은 “외부 음주 회식과 소규모 식사모임을 금지하는 지침상 내용은 헌법상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탓에 정당한 직무상 명령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모임날인 2020년 2월 26일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널리 퍼지기 전이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실시되지 않았던 시기였다”는 논리를 폈다.
또한 A소령은 자신에 대한 징계 처분 이후 군이 마련한 처벌 기준은 현저히 완화된 것이므로 본인에게 내려진 징계 수준이 과도하다고도 주장했다. 2020년 11월 26일 육군본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 미준수 처벌기준’에 따르면 회식이나 사적 모임 관련 지침을 1회 위반할 시에는 ‘서면 경고’에 그친다.
그러나 재판부는 A소령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징계로 달성하고자 하는 군조직의 기강 및 질서유지, 지휘권 확립, 감염병 예방을 통한 전투력 보존 등 공익이 징계로 인해 원고(A소령)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가볍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2020년 2월 하순은 감염병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된 때였고, 군 장병들의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고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 내려진 군 지침의 목적의 정당성과 방법의 적정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징계 후 신설된 처벌기준이 현저히 완화된 수준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모임 9개월 후 마련된 기준은 감염병 위험성에 대한 파악 정도, 보건당국의 대응능력 등 달라진 상황을 고려해 사후적으로 완화된 처벌기준이 마련됐다는 사정만으로 (A소령에 대한) 징계처분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평가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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