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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내리니 농산물이…배추 89% 오이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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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폭염, 잦은 비 등으로 인해 농작물 작황이 나빠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일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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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격이 뛰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와 잦은 비로 채소와 과일 작황이 나빠서다. 치솟던 유가가 잠잠해지자마자 농산물발(發) 물가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배추 1포기 평균 소매가는 6709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89% 오른 가격이다. 평년(5년 평균)과 비교해도 49.7% 비쌌다. 지난해 같은 때와 비교해 오이(75%), 무(68.7%), 애호박(63.4%), 파(58.7%), 풋고추(52.5%), 토마토(47%), 양파(39.8%), 열무(28.6%), 당근(26.3%), 양배추(25.5%), 상추(19.6%) 등의 소매 가격이 일제히 뛰었다.

가격 조사 대상 신선 채소류 25종 가운데 값이 내린 건 방울토마토(-1.5%), 붉은 고추(-11.9%) 단 두 가지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39.2%, 2.7%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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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과일값도 마찬가지다. 1일 기준 복숭아 10개들이 가격은 2만2381원으로 전년 대비 32.8% 올랐다. 포도 1㎏은 1년 전보다 43.2% 상승한 1만4740원에 팔리고 있었다. 제철 과일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비싼 가격이다.

6~7월 내내 이어진 고온 현상과 잦은 강우로 주요 채소·과일류 생산량은 예년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부족, 생산비 부담 등으로 각 농산물 재배 면적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 통계를 보면 배추(-8.6%), 무(-3.9%), 당근(-2.5%) 등 올해 재배 면적이 전년 대비 줄었다.

그동안 농산물 가격은 석유류 등 다른 공산품에 비해 전년 대비 덜 오르면서 ‘물가 완충재’ 역할을 해왔다. 실제 올 2~5월 신선식품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체 평균을 밑도는 -2.2%에서 2.5% 사이를 오갔다.

하지만 이런 효과를 더는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주요 채소류 생육 실측 결과’를 통해 이달 이후 출하될 배추·무 등 주요 농산물 작황이 지난해보다 여전히 나쁘다고 진단했다. 유가는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물가 고공행진을 막을 정도는 못 된다. 석유류 못지않게 농산물이 전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다.

그래서 각종 가공식품, 외식 서비스 물가 상승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올 6월에 이어 7월에도 6%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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