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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약 3천500년 전 바닷속 문어 유혹하던 개오지 껍데기 '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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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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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과 괌, 티니안 등 서태평양 마리아나제도의 선사시대 유적에서 발굴된 복족류 껍데기 가공물이 약 3천500년 전 이곳에 처음 진출한 선사 인류가 문어를 잡는데 활용한 최초의 '미끼'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문어가 좋아하는 바다 고둥인 '개오지' 껍데기에 구멍을 뚫은 이 가공물은 그동안 빵나무열매나 토란 등을 긁어내는데 이용된 도구로 여겨져 왔습니다.

괌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미크로네시아연구센터' 고고학자 마이클 카슨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마리아나 제도에서 발굴된 개오지 껍데기 가공물이 긁개가 아니라 문어를 잡는데 이용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끼라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세계고고학'(World Archaeology)에 발표했습니다.

개오지 껍데기 가공물은 지난 2011년 티니안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사이판과 괌 등지에서도 발굴이 이어지며 모두 7곳에서 출토됐습니다.

음식 재료를 추출하는 긁개로 이용됐을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끝부분이 톱니처럼 된 긁개의 전형적인 특징은 갖추고 있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개오지 껍데기에 난 구멍과 홈 등을 이용해 끈을 연결하고 봉돌과 낚시바늘을 달면 약 3천 년 전 통가에서 발굴된 문어 미끼와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개오지 껍데기 가공물이 발굴된 사이판과 티니안 유적 지층에 대한 탄소연대 분석 결과, 마리아나 제도에 선사 인류가 처음 도착한 약 3천500년 전 쯤으로 추정됐습니다.

카슨 박사는 "(개오지 껍데기가) 문어 미끼의 일부이며, 시기도 기원전 1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연구팀은 마리아나제도의 원주민인 차모로족이 개오지 껍데기를 미끼로 활용한 문어잡이 기술을 갖고 이곳에 도착했을 수도 있으나 이들이 이주하기 전에 살던 곳에서는 이런 가공물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연구팀은 차모로족이 문어 미끼 활용법을 고안했다면 이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고 전문적인 방법을 창안해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음식물을 확보한 독창성과 문제해결 능력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주는 것이고 했습니다.

(사진=Micronesian Area Research Center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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