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도 육상운송의 10배 달해
28일 강원 동해시 망상해변 일원에서 치킨과 피자 등 주문 음식을 드론으로 배달하는 시연이 열리고 있다. 강원도와 동해시는 국내 한 업체와 함께 망상오토캠핑리조트와 망상해수욕장 상점을 연결하는 자율비행 드론 배송 시범사업을 28일 개시했다. 동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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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드론을 이용해 교통체증 없이 신속하게 상품을 배달하는 '드론 배송'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국내 편의점 업계는 일부 여름철 휴가지에서 드론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산에서든 섬에서든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30분 안에 하늘을 통해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사실 드론 배송에 있어서 미국은 한국보다 몇 발짝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9년 10월 알파벳의 자회사 윙이 버지니아주 크리스천버그에서 의약품, 스낵 등을 배송하기 시작한 게 세계 첫 드론 배송 상용화로 꼽힌다. 유통업계 라이벌인 아마존과 월마트도 각각 자체 개발 드론과 스타트업 업체들의 드론을 활용한 배송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드론 배송(드론업)을 시작한 월마트는 연내 미국 6개 주, 400만 가구로 서비스 대상 지역을 늘릴 예정이다.
교통 상황에 구매받지 않고 신속한 배달이 가능한 드론 배송은 기존 물류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게임체인저'다. 그러나 드론 배송이 먼저 시작된 미국의 사례를 보면, 생각보다는 소비자들에게 큰 환영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왜일까.
여전한 추락·충돌 가능성... 안전 경고등
가장 큰 이유는 안전 문제다. 올해 연말 캘리포니아주 로크퍼드와 텍사스주 컬리지 스테이션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 '프라임 에어'를 시작할 예정인 아마존의 경우 이달 초 시험 비행 중이던 한 드론이 추락 사고를 냈다. 아마존의 드론은 지난해에도 오레건주 동부에서 추락해 산불을 냈다.
안전 문제는 2013년 처음 드론 개발 계획을 밝혔던 아마존이 10년 가까이 상용화를 하지 못한 요인 중 하나다. 총 20억 달러(2조6,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끝에 연말 정식 출시를 앞두게 됐지만, 또 전해진 사고 소식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상용화 예정 지역의 주민들은 "아마존의 테스트 장소로 이용되고 싶지 않다"며 반발 중이다.
추락도 문제지만 드론끼리의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앞으로 드론 배송이 보편화할수록 드론이 서로 부딪힐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드론 배송 서비스 '드론업'을 상용화한 월마트의 드론이 하늘을 날고 있다. 월마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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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배송 비용, 차량 배송비의 10배 가까워
사생활 침해 가능성과 소음 문제도 거부감을 키우는 요소다. 드론이 길을 찾아가려면 카메라가 사람의 눈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면 하늘을 날며 이 집 저 집을 들여다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비행 시 카메라가 아래 쪽으로는 작동하지 않고, 카메라로 촬영한 데이터는 주행 외 어떤 목적으로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한다.
육상 배송비의 10배가 넘는 비용도 걸림돌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아마존은 2025년 드론 배송 비용이 건당 63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차량이나 오토바이 등을 이용할 때 비용은 5달러 안팎이다. 현재는 아마존이나 월마트 등이 건당 손실을 부담해 가면서 드론배송을 하고 있는데, 나중에 드론배송이 자리를 잡으면 점점 소비자의 부담 비율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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