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 도착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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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고유가 상황이 정부·재계가 팔을 걷어붙인 '2030 부산 세계박람회(EXPO·엑스포)' 유치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Riyad)가 최대 도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엑스포 유치에 성공할 경우 60조원을 넘어서는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년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70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2030년 개최지가 선정된다. 부산, 리야드, 로마(이탈리아), 모스크바(러시아), 오데사(우크라이나) 등이 후보지다. 부산·리야드·로마 등의 3파전이 예상된다.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리야드다. 사우디 정부는 약 70개 국가가 자신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이 상당수라 전해진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비중이 높은 국가들도 사우디를 지지하고 있다.
프랑스도 친 사우디 대열에 합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부총리 겸 국방장관)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2030 엑스포 리야드 유치를 공개 지지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유럽방문은 2018년 10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이었던 자말 카슈끄지 워싱턴포스트 칼럼리스트 암살사건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국은 빈 살만 왕세자를 배후로 지목했고 국제사회도 이 때부터 사우디를 배척해왔다. 고립됐던 사우디가 재차 국제사회로부터 환대받을 수 있던 것은 석유 때문이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작년 말부터 국제유가 안정화를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증산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최대 120달러대를 넘나들었고, 국제사회가 OPEC의 맹주인 사우디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유럽에 안정적인 석유공급을 최우선 논의 과제로 내세웠다. 유럽 순방에 앞서 빈 살만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가 안정화를 위한 증산을 요구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공급에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증산 요구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자원 무기화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앞줄 왼쪽), 한덕수 국무총리(앞줄 왼쪽 두번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앞줄 왼쪽 세번째), 박지원 하이브 대표(앞줄 오른쪽)와 방탄소년단이 기념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19/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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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OPEC이 최근 원유 생산량을 소폭 늘리며 국제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듯했으나, 가격 안정화를 위한 추가 증산에는 소극적인 상황"이라면서 "리야드 엑스포 지지선언 등을 통한 국제사회의 달래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디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이에 주요 글로벌 기업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리야드에 긍정적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6년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활기찬 사회 △번영하는 경제 △진취적인 국가라는 3대 슬로건을 앞세워 2030년까지 사우디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프로젝트다. 종전에는 탈(脫)석유에 초점을 맞춘 경제변혁 정책이 주를 이뤘으나, 카슈끄지 암살사건 이후 여권 신장을 강조하는 전방위적 사회 변혁 프로젝트로 탈바꿈했다.
현재 사우디 리야드에서는 뉴욕 센트럴 파크의 4배 규모에 달하는 '킹 살만 파크' 등 주요 인프라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미래형 메가도시 네옴시티 건설도 병행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차지한 중동의 허브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다. 또한 2030 리야드 엑스포 유치에 성공해 변화된 사우디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다.
리야드에 맞선 국내 대기업의 유치경쟁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장을 맡았으며, SK그룹을 포함한 삼성·현대자동차·LG·롯데·포스코·한화·GS·현대중공업 등 주요 기업들이 저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상태다.
이들은 대규모 국제행사가 열리는 지역에 인원을 파견하거나, 해외 사업장 소재지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지속적으로 부산 엑스포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삼성·SK 주요 관계자들이 '퍼시픽 아일랜드 포럼(PIF) 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피지를 방문해 홍보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왕세자가 직접 나서서 움직일 정도로 사우디의 적극성이 두드러지는데다 고유가까지 사우디의 국제사회 입김을 강화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건이 쉽지는 않지만 한국 기업들도 정부와 힘을 합쳐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서고 있는 만큼 부산 엑스포의 성사 가능성도 낮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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