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한 시민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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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가 아닌 유럽과 남미에서 처음으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자 사망자가 나왔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남동부 벨루오리존치에서 입원 중이던 41세 남성 확진자가 패혈증으로 숨졌다. 이 환자는 림프종으로 면역체계가 손상된 환자였다. 스페인에서도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다만 스페인 보건당국은 사망자의 신원이나 치료 경위 등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유사한 바이러스 질환으로 감염되면 발열, 두통, 근육통, 수포성 발진 등이 나타난다. 원숭이두창 감염자 중 사망에 이른 이들의 비율(치명률)은 1∼10% 정도다. 코로나19의 국가별 치명률이 0.1∼5.5%(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다만, 원숭이두창의 높은 치명률은 제한된 환경에서 관측된 특수한 수치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의료계는 입을 모은다. 과거 중앙아프리카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자 중 10%가 사망한 사례가 있었지만, 중증 환자를 치료할 능력도 부족한 데다, 실제 확진자 수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사망자 수만 유독 부각된 경우일 수 있다는 것이다.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별다른 치유 없이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았다.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6∼13일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3주 후에야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발열 1∼3일 이후에는 두창바이러스들의 독특한 특징인 '발진'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얼굴, 손, 발, 입, 성기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수준이지만 이 반점이 부풀어오르기 시작하면 5∼7일 동안 고름이 들어찬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확진자들의 이런 병변은 온몸에 퍼지는 것이 아니라 생식기 등에 1∼2개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고름이 가득 찼던 물집에는 2∼4주에 걸쳐 딱지가 형성됐다가 떨어져 나가는데, 이 단계에서는 전파력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원숭이두창 환자는 지난 5월 중순부터 서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현재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전 세계 78개국, 1만8000명에 달한다.
WHO와 CDC는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어린이나, 면역 관련 기저질환자 등은 원숭이두창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더 크다고 경고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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