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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인하대, 공군, 포스코···잇따른 성범죄 사건에 2030 여성 내 커지는 무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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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일 같지 않다", "변화 없어 무력하다" 반응 이어져

전문가 "안전한 공간 필요해···성교육 필요" 지적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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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대상 범죄가 이어지면서 2030 여성들의 무력감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한 달 여 간 인하대 재학생 성폭력·사망 사건, 공군 20전투비행단(20비) 여군 부사관 사망 사건, 포스코 사내 성폭력 등 범죄가 잇달아 발생한 탓이다. 비슷한 성범죄가 반복되면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여성 대상 범죄가 이어지며 2030 여성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5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에서 학생 A(20)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21일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인하대 1학년 재학생 B(20)씨를 준강간치사와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B씨에게는 동급생인 A씨를 성폭행한 뒤 건물 3층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가 적용됐다.

지난 19일에는 공군 20전투비행단(20비)에서 임관한 지 1년을 갓 넘긴 여군 부사관 강 모(21)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20비는 1년 여 전 극단적 선택을 한 이예람 중사가 근무 중 성추행을 당했던 곳이기도 해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 필요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지난 27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강 하사가 남긴 유서에 부대 내 괴롭힘 정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에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 A씨가 선임 직원 1명을 특수유사강간 혐의로, 다른 직원 3명을 성추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로 인해 직원 A씨가 지난 3년 간 같은 부서 직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A씨가 사내 정도경영실에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은 직원들을 신고했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부서 내 ‘따돌림’ 등 2차 가해가 이어진 사실도 확인됐다.

인하대 사망 사건 이후 자극적인 언론 보도에 대한 지적과 온라인에서 발생한 누리꾼들의 2차 가해도 이어지며 또래 여성들 사이 “남 일 같지 않아서 하루종일 슬프다”, “조심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무섭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여성 고 모(25)씨는 “여성 대상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보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고 밝혔다. 대학생인 여성 김 모(25)씨도 “친구들과 아무리 얘기를 해봐도 결국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것 같아 무력감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았다는 이들도 있었다. 대학생인 20대 여성 C씨는 “이런 사건들을 보면서 같은 여성으로서 많이 화가 나고 안타까웠다”면서 “밤길을 걸을 때 무섭기도 하고 공중화장실을 쓸 때 불법촬영 걱정도 된다”고 전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누리꾼들은 “인하대 사건으로 인해 며칠 간 우울감이 이어졌다”, “비슷한 사건들이 반복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성범죄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재 서울시립대 여성학 교수는 “안전을 위해 여성만의 공간을 만들라는 건 위험하다”면서 “모두의 불안이 최소화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교육·성평등 교육 등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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