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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상록CC 캐디피 인상해야" 캐디 노조 파업…근무환경 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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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13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인상…무급 노동행위와 근무환경 개선도 요구

상록골프앤리조트 "4개 지역별 캐디피 인상 중재안 제시"…일부 요구도 수용

노컷뉴스

상록CC 캐디 노조원들이 29일 천안상록CC 입구 도로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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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CC 캐디 노조원들이 29일 천안상록CC 입구 도로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인상준 기자
공무원연금공단의 자회사인 상록골프앤리조트에서 근무하는 캐디(골프경기보조원)노동자들이 캐디피 인상과 무급 노동행위,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29일 파업에 돌입했다. 반면 회사 측은 일부 무리한 요구를 제외하고 노조 측 요구에 대해서도 일부 수용할 뜻이 있다며 교섭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상록CC분회는 29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천안상록CC 입구앞 도로에서 화성과 김해 상록CC 노조원 등 1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이틀간 파업에 돌입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 측은 캐디피를 15만 원으로 인상하고, 무급 배토 업무 중단과 당번 폐지 등 근무조건 개선, 성희롱 등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 등을 요구했다.

현재 상록CC분회 조합원은 천안상록CC와 화성상록CC, 김해상록CC 캐디 노조원 250여 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남원상록CC에는 노조원이 없다. 이용객들은 캐디료로 13만원을 주고 있는데 노조측은 캐디료를 15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최근 골프장들이 캐디피를 15만 원으로 인상하는 추세라는 점 때문이다.

노조 측 관계자는 "같은 근무 조건에서 어디는 15만 원, 어디는 13만 원 캐디피를 받게 된다면 상대적 박탈감이 있는 것 아니냐"라며 "물론 지역별로 차등해서 캐디피를 지급하는 부분도 검토할 수 있지만 회사측은 단체협약과 캐디피 인상을 결합해서 사인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또 무급노동인 배토업무에 대해서도 정당한 댓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토는 골프를 치면서 파인 잔디 등을 메우는 작업으로 현재 상록CC 캐디 노동자들은 경기지원 업무가 끝난 후 지정된 홀에 배치돼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당번제도의 경우 지정된 캐디 노동자가 사고 등 부득이하게 경기지원을 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대기하는 것을 말한다.

한 노조원은 "당번이 되면 라운딩 중 빠진 캐디와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정당한 비용을 받지 못하거나 아예 하루를 날려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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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상록CC 캐디노조 파업으로 회사측에서 게재한 안내문.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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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상록CC 캐디노조 파업으로 회사측에서 게재한 안내문. 인상준 기자
이밖에 노조 측은 캐디노동자에게 성희롱이나 성폭력, 갑질 등을 저질러 해당 골프장 출입이 정지된 고객이 상록골프앤리조트가 운영하는 다른 골프장에도 출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관계자는 "지금 상록은 점점 열악해지는 근무조건 때문에 떠나간 캐디들의 자리조차 채우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정당한 요구에 대해선 들어주지 않으면서 오히려 고객과 직원, 캐디들의 안전을 맞바꾼 노캐디 운영으로 매출을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회사 측은 협상을 성실히 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체행동에만 몰두하는 것이 노조측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1차 교섭때부터 전 사업장에 대한 캐디피 15만원 인상 요구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회사측은 무리한 인상은 어려우니 지역별 캐디피 수준을 고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배토업무 역시 대법원에서도 캐디의 의무라고 확인한바 있고, 그 댓가가 바로 고객이 주는 캐디피"라고 설명했다.

현재 회사 측은 화성CC 캐디피를 인근 CC와 같은 수준인 15만원으로, 천안CC 등은 14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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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상록CC.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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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상록CC. 인상준 기자
회사 측은 또 고객의 성희롱 등 캐디노동자의 안전대책과 관련해서도 직접 운영하는 4곳의 골프장 가운데 한 곳에서 출입이 정지된 고객에 대해 모든 사업장에 출입을 정지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노조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회사측은 구상권 청구 철회 요구와 관련해서도 "노조가 주장하는 모든 사고에 대한 구상권 청구가 아니며 종합보험가입으로 보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캐디가 고의적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을 경우에만 최소한의 예방책 수준에서 구상권을 요구한다는 것"이라며 "노조측의 의견을 듣고 적극적 자세로 충실히 교섭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CC의 경우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평소보다 많은 60팀 정도를 이날 노캐디로 운영했다.

상록골프앤리조트가 운영하는 골프장은 화성을 비롯해 천안, 김해, 남원 등 4곳이며 400명의 캐디 노동자들 가운데 노조원은 250여 명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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