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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24년 만에 '소비 빙하기'…고물가·금리에 외환위기 때처럼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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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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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넉 달 연속 줄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4년여 만에 처음이다. 높은 물가와 금리, 경기 침체 우려가 ‘소비 빙하기’를 불러오고 있다.

29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의 ‘산업활동동향’ 보고서를 펴냈다. 올해 6월 소매판매액지수(이하 계절조정, 2015년=100)는 118.3으로 전달보다 0.9% 하락했다. 3월 -0.7%, 4월 -0.3%, 5월 -0.2%에 이어 4개월 연속 내렸다. 넉 달 연이은 소비 감소는 1997년 10월~98년 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4년여 전 외환위기 때와 맞먹는 수준으로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는 의미다.

높은 물가ㆍ금리, 더운 날씨와 잦은 비, 화물 운송 차질 등 원인은 복합적이다. 소매판매 품목별로는 승용차 같은 내구재(-2.3%), 오락ㆍ취미ㆍ경기 용품 등 준내구재(-0.9%), 음ㆍ식료품 등 비내구재(-0.3%) 판매가 전월 대비 모두 줄었다.

대신 6월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117.9로 한 달 전보다 0.6% 올랐다. 5월 0.8%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이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 생산(-0.3%)이 줄었지만 광공업 생산(1.9%)이 늘면서 전체 생산 규모를 끌어올렸다.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4.1% 늘었다. 반도체 수급 차질 문제가 해소된 영향이 컸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산업활동 동향 및 평가’ 보고서에서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해외발(發)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가 2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회복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ㆍ생산이 같이 쪼그라들 가능성이 커졌다. 기재부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성장 둔화에 따른 향후 수출 증가세 제약 소지, 제조업 재고 증가 등이 생산 회복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물가 상승, 금리 인상 지속, 가계ㆍ기업심리 위축 등이 불안 요인으로 잠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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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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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과열 현상도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날 방기선 기재부 제1차관은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면서 “7월 소비자물가는 장마ㆍ폭염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에 이어 6%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8년 이후 최고치인 6%를 기록한 데 이어 7월에도 이같은 고물가 현상이 계속된다는 전망이다.

방 차관은 “주요국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고, 미국과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며 “비축물량 조기 방출 등 농·축·수산물 공급 확대, 할인 행사를 비롯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8월 중 마련ㆍ발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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