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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역대 두 번째로 큰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체의 70%를 차지해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호실적을 기록한 상반기와 달리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반도체 성장세가 꺾이는 가운데 스마트폰과 가전 등에서도 단기간에 회복 조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된다.
28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7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 증가한 14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 등으로 2분기 경기는 불안정한 모습이었다. 삼성전자가 이를 극복한 열쇠는 반도체였다. 2분기 DS 부문의 매출은 28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9조9800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는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꺾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매우' 낮아질 것으로 삼성전자는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대만 TSMC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공격적인 증설과 기술 투자를 통해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다는 자신감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3년 뒤인 2025년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벌어들인 이익만 갖고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61%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증권에서는 올해 삼성 파운드리 관련 매출액이 190억달러, 내년에는 250억달러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평택 사업장은 2023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사업장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의 성장성이 지속되면 2025년에는 자체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세계 최초로 3나노 GAA공정 1세대 파운드리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성능과 전력효율을 개선한 2세대 공정에 대해 2024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또 성능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자체 개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엑시노스'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사업 중단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모바일 AP와 퀄컴의 차세대 칩 등이 이 공정을 통해 생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과 가전을 포함한 DX 부문은 매출 44조4600억원, 영업이익 3조200억원을 올렸다. DX 부문은 양호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와 에어컨 등 계절 가전 판매 호조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0% 감소했다. 삼성전자 측은 재료비와 물류비 증가, 환율 영향 등 거시경제 이슈로 DX 부문 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MX 부문은 전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태블릿PC 출하량은 각각 약 6200만대, 700만대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각각 7400만대, 800만대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줄어든 숫자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신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VD 사업부의 경우 TV 시장이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직전 분기보다 수요가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펜트업 수요가 사라진 데다 고금리·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전년 동기보다 수요가 줄었다. 삼성전자는 오는 하반기 프리미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원가 절감 노력을 지속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소폭 상승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6% 오른 6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승훈 기자 / 오찬종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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