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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Pick] 동급생 '잠결에' 성추행했다는 남학생…거짓말 탐지기 '거짓' 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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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학부모 "학교 측 미온적인 대처로 2차 피해 심각"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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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경북 구미시의 한 특수목적 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이 같은 반 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29일 현장체험학습을 마친 뒤 학교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A군은 동급생 B양의 옆 좌석에 앉아 B양의 어깨에 기댄 채 치마 속을 더듬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 도착한 뒤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룸카페에 들러 함께 영화를 봤습니다. 이때 A군은 또 잠결에 뒤척이듯 B양의 옆에 붙어 속옷을 만졌습니다. B양은 A군의 손을 뿌리쳤지만, 성추행은 여러 차례 반복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사건은 A군의 여자친구가 학교 보건교사에 사건을 알리고, B양도 보건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며 알려지게 됐습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30일 A군에게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 교내 봉사 5시간 · Wee 클래스에서 학생 및 학부모 특별교육 각각 2시간씩 등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위원회는 "A군은 B양의 신체에 접촉했고, 이로 인해 B양의 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면서도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이라 지속성은 없고, 잠결에 의도치 않게 이뤄진 행동이기 때문에 고의성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2차례 이어진 경찰 조사와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A군의 '잠결에 그랬다'는 진술은 거짓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경찰과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은 지난 6월 21일 A군의 죄명을 아동청소년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제추행)으로 결정했고, 사건은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됐습니다.

한편 B양의 학부모는 학교 측의 미온적인 대처로 인해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학교 측은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했음에도 A군과 B양을 분리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B양은 피해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친구들로부터 욕설을 듣고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군의 여자친구도 사건의 진실을 왜곡하며 다른 학생들이 B양을 손가락질하도록 몰아세웠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사실과 다른 소문이 교내에 퍼져 있음에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B양의 학부모가 교장 등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가해 학생의 인권이 중요하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B양의 학부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무너지는 딸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학교에서 분리 조치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건의 진실을 안 다른 학생들이 A군에 대한 처벌 등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받기도 했는데 정작 이러한 사실에 대해 교장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학교 측은 "구미교육지원청의 지시에 따라 잘 처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학교장은 "사건을 인지한 후 학폭위가 열리기 전 3일간 A군과 B양을 분리 조치했다"며 "교육지원청의 지시에 따라 정상적으로 처리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구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 6월 23일부터 법령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조치해야 한다"며 "학폭위가 열리기 전까지 최대 3일간 분리 조치할 수 있다. 하지만 필요한 경우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윤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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