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농구 선수 등 미 시민 2명과 러 무기 밀매상 맞교환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 무기밀매상 빅토르 부트, 러시아에서 체포된 미국 농구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기업 보안책임자 폴 윌런. (왼쪽부터) <CNN> 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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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러시아에서 체포된 국가대표 출신 농구 선수 등 자국 시민 2명과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인 죄수를 교환하자는 제안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의 첫 협상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각) 최근 러시아에서 체포된 미국 시민들을 석방시키기 위한 “상당한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과 통화가 예정됐다고도 밝혔다. 실현된다면 러시아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러 외교 장관의 첫 대화다. 블링컨 장관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은 다음 달 4~5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만날 수도 있다.
앞서 <시엔엔>(CNN) 방송은 미국이 러시아에서 체포된 올림픽 2관왕 출신의 프로 농구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전직 해병 폴 윌런를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 무기밀매상 빅토르 부트와 교환하자는 제안을 지난달 했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라이너 등 미국 시민 2명을 미국으로 데려오려는 협상을 러시아에 제안했다며, 라브로프 장관과 만날 때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석방을 촉진하기 위해 몇주 전에 중요한 제안이 있었다”며 “우리 정부는 그 제안을 놓고 반복적이고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있고, 나도 개인적으로 추가적인 대화를 할 것이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 쪽이 이 제안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 제안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허가를 받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워싱턴으로부터 그런 요구를 공식적으로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백악관은 미국의 제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피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안보팀에 그라이너와 윌런을 데려오기 위해 모든 통로를 이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그라이너 등과 교환할 러시아 무기밀매상 빅토르 부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부트는 수백만달러의 무기를 불법적으로 판매한 혐의로 2012년 미국에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러시아 프로농구팀에서 활동하는 그라이너는 지난 2월 러시아에 입국하다가 대마추출액 카트리지가 압수되면서 마약소지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해병 출신인 기업 보안 책임자는 윌런은 지난 2020년에 러시아에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16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미국은 그라이너와 휠런이 억울하게 체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윌런을 변호하는 러시아 변호사는 모스크바 쪽이 휠런의 석방 대가로 부트를 원한다고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에선 그라이너가 체포된 뒤 그의 석방을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었다. 특히 러시아에서 3년째 복역 중이던 전직 미 해병 트레버 리드가 4월 죄수 교환 방식으로 풀려난 뒤 이런 여론이 더욱 강해졌다. 리드는 코카인를 밀매한 혐의로 복역 중이던 러시아 조종사 콘스탄틴 야로셴코와 교환됐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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