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15% 감축
러 가스공급 추가 축소 우려에 가스가격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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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의 가스공급 축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가스소비 감축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공급 위기가 고조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크게 폭등했다. 9월부터 난방용 가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가스공급 축소 압력이 심화되면서 가스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겨울까지는 EU 각국이 저장한 가스로 버틸 수 있겠지만 내년 겨울부터는 가스대란이 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EU 27개 회원국 에너지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앞서 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가스소비 감축안을 최종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오늘 EU는 러시아의 전면적인 가스위협에 맞서기 위해 결정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감축안에 따라 EU 회원국들은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최근 5개년 평균 가스소비량보다 15%씩 가스 소비를 감축해야 한다. 일단 회원국들은 자율적인 감축에 나서게 되며, 이후 가스공급 비상사태 발생 시에는 의무감축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추가 축소할 경우 15% 감축안으로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에이먼 라이언 아일랜드 환경부 장관은 "가스공급을 기존 20%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러시아의 발표를 고려했을 때 15% 감축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가스 수요가 커지는 겨울철에는 각국에서 가스 배급제가 실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폭등했다. 이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 주요 지표인 네덜란드 TTF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전장 대비 21.17% 급등한 메가와트시(MWh)당 214유로까지 급등했다. 지난 3월 초 이후 4개월여 만에 최고치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더욱 장기화돼 내년에도 지속될 경우에는 유럽의 가스대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지는 "현재 EU 전체 회원국의 가스 저장량은 전체 용량의 66% 정도로 이번 겨울까지는 가스공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내년 봄부터는 가스재고 대체 물량을 구하기 쉽지 않아 내년 겨울에는 가스위기가 크게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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