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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교황, 캐나다서 "기독교인이 저지른 악에 겸허하게 용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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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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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 캐나다의 원주민들에게 과거 교회가 저지른 악행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의 매스쿼치스의 옛 기숙학교 부지를 방문해 "그토록 많은 기독교인이 원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악에 대해 겸허하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자신의 발언이 "모든 원주민 공동체와 개인을 향한 것"이라며, 지난 4월 바티칸에서 원주민 대표들에게 사과한 뒤에도 부끄러움의 감정이 계속 남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교황은 "많은 기독교인이 원주민들을 탄압한 열강들의 식민화 사고방식을 지지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느낀다"며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특히 교회와 종교 공동체의 많은 구성원이 무관심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당시 정부가 고취한 문화적 파괴와 강요된 동화 정책에 협조한 방식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작년 5월부터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 3곳에서 1천200구 이상의 원주민 아동 유해가 발견돼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들 기숙학교는 19세기 초중반 캐나다 정부가 원주민들을 백인 사회에 동화시키기 위해 설립한 것으로, 대부분 가톨릭교회가 위탁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학교는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떼어놓은 뒤 신체적·성적·정신적 학대를 가했습니다.

또 언어를 말살하고, 원주민들의 문화와 공동체를 파괴하는 무기로 기독교를 이용했습니다.

캐나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산재한 139개 학교에 총 15만여명의 원주민 아동이 강제 수용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교황은 이 같은 외상의 현장에서 과거의 상처를 덧나게 할 위험을 무릅쓰고도 이를 기억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용철 기자(yc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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