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원숭이 두창에 대해 PHEIC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을 포함해 7차례 선언된 PHEIC는 과거 신종인플루엔자A(H1N1)와 에볼라바이러스 등에도 내려진 바 있다. 현재로는 코로나19와 소아마비에 대해서만 유지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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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원숭이 두창에 대한 PHEIC 선언 여부를 놓고 국제보건긴급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15명의 위원 가운데 6명은 비상사태 선포에 찬성했지만 9명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긴급위원회 전원의 찬성을 얻지 않은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PHEIC를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위원들의 관점이 엇갈렸던 점을 알고 있고, 쉽고 간단하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던 점도 안다”면서도 “원숭이두창은 우리가 잘 모르는 새로운 전파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선언 이유를 밝혔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원숭이두창이 더 많은 국가로 확산하기 전에 전 세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질병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PHEIC가 선언되면 WHO가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75개국에서 1만6016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이 중 4132명이 지난 7일 동안 발생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50여개국 3000여명 선이었는데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1만1865명으로 확진자가 제일 많다. 사망자는 5명이다. 우리나라에선 1명이 확진 판정 15일 만인 지난 7일 격리 해제돼 퇴원했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중서부 지역에서 발견되던 풍토병으로 초기 증상으로는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오한,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발진은 보통 얼굴부터 시작해 생식기 등 다른 신체 부위로 퍼지기 시작한다. 원숭이두창 환자 대다수가 특별한 전용 치료 없이 중증까지 발전하지 않고 회복하는 경우가 많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임산부 등 취약층에겐 좀 더 우려스러울 수 있다. 추가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떨어져 밀접접촉을 피해야 한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입자 현미경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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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미국 뉴욕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지난주 원숭이두창 중증 환자 비율이 예상보다 높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효과적인 전염병 관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자국내 원숭이두창의 위협은 낮다고 주장했다. 중국엔 아직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WHO의 PHEIC 선언 소식을 전하며 광저우시 선전 제3인민병원 루훙저우(盧洪洲) 원장과 인터뷰를 통해 “주로 유럽과 미국에서 퍼지고 있는 원숭이두창은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이 감염 위험이 가장 높다”며 “중국으로 유입될 수 있지만 엄격한 방역 조치로 환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하고 적시에 검역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발병을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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