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글로벌 긴축 기조가 나타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미국 휘발유 재고가 증가했다는 발표도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3.53달러(3.53%) 하락한 배럴당 96.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14일 이후 최저치로, 4거래일 만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WTI 가격은 장중 한때 5.3%까지 빠지기도 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3.06달러(2.86%) 내려간 배럴당 103.86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역시 종가 기준 지난 1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진 이유는 ECB가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등 글로벌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원유 수요 둔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캐나다 중앙은행도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인 1%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 20일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내 원유 수요가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EIA는 미국의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350만배럴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40만배럴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던 당초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수치다.
반정부 시위 영향으로 '불가항력 선언'을 했던 리비아가 이를 해제하면서 일부 유전에서 생산이 재개된 것도 국제유가 하락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전쟁, 지진, 해일 등의 천재지변 같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의해 계약 의무를 지속하지 못할 때 면책될 수 있는 조치다.
한편 미국과 유럽을 덮친 폭염이 지속되고 에어컨 사용 등 전력 수요가 늘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한 달 만에 급등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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