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프레, 운송기사 차량매매·운임료 등 두고
협상 난항…화물연대, 22일째 운송거부 농성
닭고기 출고율 한때 60%대 하락…"100억 손실"
하이트진로, 22~23일 집회로 이천공장 출고 중단
대치 장기화에 소주 출고율 80→60%대 재하락
22일 전북 군산시 닭고기 가공업체 참프레 공장에 있는 30m 높이 저장고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운수기사 조합원들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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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북 부안에 있는 닭고기 가공업체 ‘참프레’ 본사와 사육공장에서 화물연대 노조 참프레지회 소속 일부 운송기사 약 45명이 지난 1일부터 22일째 운송 거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노사 간 합의안 최종 교섭이 결렬되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이날부터 30m 높이 저장고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하는 등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노조는 사측에 △차량매매 간섭 금지 △운임료 인상 △회차비 인상 △화물차 소독비 인상 △전북 평균 유가 책정 운반비를 전국 평균으로 맞출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화물기사가 일을 그만두고 나갈 때 지입제(개인 소유의 화물차를 운수사에 등록하고 회사 이름으로 차를 운행하는 방식) 특성상 소유 차량을 주변에 개별적으로 처분해왔던 사인 간의 거래에 사측이 개입하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계약 당사자는 개별 기사들과 운송사인데, 생산 업체 참프레에서 운송기사 계약 관련 별도 면접을 본다고 하고 기존에 해왔던 기사들 간 차량 거래도 막으려고 한다”면서 “운송기사들과 직접 관계가 없는 참프레 측의 부당한 개입이며 이는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을 줄여가겠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참프레 “기사들 고용 세습…웃돈 받고 일자리 매매”
반면 사측은 일종의 ‘고용 세습’이라며 기사들의 요구안을 거부하며 맞서고 있다.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이 계약 종료 후 지인들 간 차량 매매를 통해 ‘웃돈(프리미엄)’을 받고 자신들이 추천하는 기사를 계약해 일자리를 사고 판다는 것이다.
참프레 관계자는 “기사와 계약 체결은 물류회사의 몫인데 화물연대는 기사 추천을 통해 사실상 물류회사의 권리까지 행사하려 한다” 고 말했다. 또 “일찍부터 유가연동제를 도입해 유가가 오르면 운임료도 비례해 올렸다”며 “지난해 원재료 가격 상승 등 여파로 적자였지만 운송료를 큰 폭으로 올려줬다”고 했다.
참프레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 대체차량 운행 방해로 인해 닭고기 수요 대목인 지난 초복(7월16일) 이전 생닭 집하율 및 가공 계육 출고율이 60%대로 대폭 떨어졌다. 물류가 막히자 교촌치킨과 네네치킨 등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 납품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다른 업체로부터 별도의 닭고기를 구매해 수급을 맞추기도 했다. 사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22일간 물류 차질로 발생한 추정 손실액만 100억원에 이른다.
현재 참프레는 생계(생닭)과 가공 닭고기 운반을 위한 직영차량과 대체차량을 확보하면서 집하·출고율을 90%까지 끌어올렸다. 참프레는 화물연대의 불법 행위가 이어지면 해당 물류회사와 소속 운송기사 가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자칫 도화선처럼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고 있다. 실제 화물연대는 이번 참프레와의 협상 이후 다른 계육 가공업체인 동우팜투테이블을 대상으로 한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참프레와 동우팜투테이블은 동우팜의 개별 자회사이자 관계사로, 양사를 합치면 국내 도계 시장점유율 약 16.5%를 차지하는 2위 사업자다.
국내 닭고기 시장 1위 사업자 하림(136480)은 계약한 물류회사가 달라 무관하다면서도 확산 가능성 등 내부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마니커는 지난 2020년 화물연대의 물류 파업 여파로 공장 가동 중단과 거래 계약 파기까지 겪으며 최소 168억원의 손실을 본 뒤 이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며 사태를 수습했다.
하이트진로, 물류 방해에 소주 출고율 60%대 다시 하락
지난달 6일 경기도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소속 화물차들이 길목을 막고 물류 통행을 방해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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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파동은 소주 업계도 마찬가지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이날부터 23일까지 경기 이천공장의 소주 제품 출고를 중단한다. 주류 도매상들이 직접 이천공장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일부 유지됐던 출고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이날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 1200명이 집결한다. 이들 중 700명은 다음날인 23일 오후까지 공장 앞에서 도로 점유 밤샘 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부터 경기 이천공장과 충북 청주공장에서 화물 운송 위탁사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의 부분 운송 거부 및 교통·업무 방해가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화물연대 총파업 여파로 양 공장 소주 제품 평균 출고량이 한때 20~30%대 수준까지 급감하면서 전국 편의점과 대형마트, 업소 등에 참이슬과 진로 소주 발주 제한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천·청주공장은 하이트진로의 전체 소주 생산의 약 70%를 담당한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총 2개 업체와 추가 물류 계약 등 자구책을 통해 누적 출고량을 평소 대비 80% 수준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다시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방해 강도가 높아지면서 소주 제품 출고량이 최근 60%대로 떨어졌다.
이들은 △기름값 급등에 따른 운송료 30% 인상 △공병 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으로 위탁운송사 수양물류와 협상해야 하는 내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불법 집회 참가자 중 적극 가담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 향후 추가적으로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해 지속적으로 취합 및 손해배상 청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의 불법 시위가 지금도 이어지며 공장 주변에 불법으로 주·정차된 차량 때문에 교통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불법 요소에 대해서는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집행되길 바란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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