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유럽 빅스텝-이달 美 금리급등에…고민 빠진 한은, 생산자물가 또 최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한국은행 전경 [매경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11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달 26~27일 개최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수급 문제, 폭염 상황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상황이 좋지 못한 유럽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는 더 커진 상황이다. 만일 미국이 또다시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시 이를 따라가야 하는 유럽은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이 발생하는 한국은행도 추가 인상 압박을 받게 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럽이 금리를 올린 것은 결국 미국의 금리 인상을 반영했다고 봐야한다"며 "결국 우리 입장에서도 한미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물가가 지난달 또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은의 고민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120.04(2015년=100)로 5월보다 0.5% 상승하며 올 1월부터 6개월 연속 오르는 중이다.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무려 9.9%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농림수산품은 농산물(1.2%)과 수산물(3.0%)을 비롯해 공산품(0.7%),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0.2%), 서비스(0.2%) 등이 전월 대비 모두 올랐다. 농림수산품 중에는 양파(84%)와 우럭(19.7%) 등 품목이 급등했고, 공산품 중에는 휘발유(11.2%)와 경유(9.8%)가 많이 올랐다. 축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사료값도 양돈용배합사료(3.8%)와 양우용배합사료(3.9%) 등이 모두 올랐다.

생산자물가지수는 품목에 따라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된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하며 23년만에 최고치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다만 상승률 자체는 4월(1.6%), 5월(0.7%), 6월(0.5%) 등 4월부터 두 달 연속 줄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상황으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더라도 베이비스텝(한번에 0.25%씩만 인상)을 밟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 달말 예상대로 0.75%포인트를 올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1.5~1.75%에서 2.25~2.5%로 오르게 되며. 한국의 기준금리인 2.25%보다 0~0.25%포인트 높아 역전이 이뤄지게 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과거 금리역전 사례에서도 자본 유출이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역전 자체는 우려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고, 상황에 따라서는 금리역전을 허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 결정을 내린 이후 "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갭이 벌어졌을 때 우리나라에서만 자본이 유출되는지, 더 빨리 환율이 떨어지는지를 봐야 하는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과의 상대적인 상황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고물가 상황이 올 3분기 말에서 4분기 사이에 정점을 찍고 점차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흐름이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폭은 0.25%포인트씩 완만히 이어질 것이란 방향도 제시했다.

JP모건도 같은 날 한국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기존 3.0%로 유지하고, 한은이 올해 남은 세 차례(8·10·11월) 연속으로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 팀장은 "연준이 이번에 75bp를 올린다고 해도 앞으로 계속해서 그렇게 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9월, 10월, 11월 들어서는 금리 인상폭이 낮아질 것으로 생각돼 한은도 25bp씩 올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6월 공개된 연준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3.4%로, 미국의 올해 말 기준금리는 3.25~3.5% 혹은 3.5~3.75%로 예상되는데 더 세게 나가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내년까지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를 따진다고 하더라도 절반을 이미 지난 것이기 때문에 (한은의)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은 (미국이 75bp를 올리더라도) 좀 완화될 것"이라고 봤다.

[박동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