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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Pick] 둔기로 어머니 폭행한 아들… 법원 "심신미약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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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가족, 처벌보다 치료 탄원" 징역 8년 선고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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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자신과의 대화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어머니의 머리를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아들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오늘(21일) 법원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유석철)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18일 밤 10시쯤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자신의 어머니인 60대 B 씨를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사건 당일 외출하고 돌아온 A 씨는 어머니 B 씨에게 말을 걸어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평소 집안에서만 지내며 쓰레기를 잘 버리지 않는 A 씨의 행동 등으로 다툼을 벌여왔던 어머니 B 씨는 "너와 이야기를 하면 힘이 든다. 이제 혼자 있고 싶다"라며 대화를 피해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행동에 격분한 A 씨는 둔기를 들고 안방으로 들어가 B 씨의 머리를 폭행했고, 범행 현장에 B 씨를 그대로 방치한 뒤 도망쳤습니다.

밤 11시쯤 집에 돌아온 B 씨의 남편이 쓰러진 B 씨를 발견하고 경찰과 119에 신고했으나, 머리를 크게 다친 B 씨는 과다출혈로 숨졌습니다.

이후 A 씨는 스스로 자택에 돌아와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007년부터 중증 우울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구속 상태에서 병원 검진을 통해 편집성 조현병 소견을 받기도 했습니다.

A 씨 아버지는 재판에서 "숨진 B 씨가 아들의 정신병을 고치기 위해 약 16년간 헌신적으로 애썼다"며 "B 씨도 저세상에서 아들이 또 다른 고통을 받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A 씨의 변호인 또한 "A 씨가 범행 당시 조현병 등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결여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2007년부터 겪어온 정신질환 증세가 악화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후 스스로 거주지로 돌아와 범행을 인정했다"며 A 씨가 사건 당시 '심신미약' 상태로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사건 이전까지 (A 씨에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을 뿐 아니라, 피해자의 남편, 형제·자매, 지인 등은 피고인에 대한 처벌보다 치료를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정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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