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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이슈 로봇이 온다

우주선·AI·로봇…이 모든 시초는 휴가 못간 신입사원의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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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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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여름 미국 반도체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직원 대부분이 여름 휴가를 떠났을 때 신입사원 잭 킬비는 회사를 지켰다. 입사 1년차로 당시 연차 휴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킬비는 더운 여름 혼자 사무실에 나와 반도체 트랜지스터의 복잡한 배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다 수많은 트랜지스터를 칩 하나에 넣어 연결한 제조방법을 고안했다. 하나의 칩에 집적된 회로 덕에 컴퓨터는 더 작아지고 소모 전력은 줄었다.

'최리노의 한 권으로 끝내는 반도체 이야기'(7월29일 출간)가 전하는 인류 최초의 집적회로 탄생 비화다. 저자인 최리노 인하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자동차, 스마트폰, 우주선, 로봇, 인공지능으로 발전하는 반도체 소자 공학의 역사를 한 신입사원의 한여름 아이디어 일화처럼 알기 쉬운 이야기로 풀어낸다. 적절한 사례로 이해를 돕고 쉬운 용어로 내용을 구성해 반도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가볍게 반도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입문서라는 평가다.

최 교수는 "국내에서 반도체에 대한 기본 설명을 정리한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반도체를 제대로 알고 공부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출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는 이 책의 추천사로 "반도체인이 '같은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썼다.

최 교수는 국내 반도체 소자 연구의 대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20년에는 반도체 구조 혁신과 기술 분야에서 최 교수의 제안이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 과제로 선정됐다. 조학주 삼성전자 상무는 "무미건조할 수 있는 단어들의 조합이 마치 한 편의 연애소설처럼 매끄럽게 읽힌다"며 "최 교수의 책이 오랜 현장 경험에서 나온 '찐 이야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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