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세청이 발표한 7월 1~20일 수출입현황(잠정치)에 따르면 한국은 이 기간 81억200만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6억3600만달러 적자)보다 규모가 커졌다. 수출액은 372억4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증가했다. 하지만 수입은 이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 453억48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5.4% 늘었다.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6월부터 13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여파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81억6900만달러)·가스(24억9300만달러)·석탄(22억3600만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128억9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5억7천800만달러)보다 96.1% 증가했다.
또 품목별 수입 증가율을 보면 원유(107.5%)·반도체(35.7%)·가스(43.1%)·석탄(148.9%)·석유제품(21.9%) 등의 수입액이 크게 늘었다. 반면 반도체 제조장비(-10.3%)·승용차(-17.6%)·무선통신기기(-19.5%) 등은 감소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수출의 경우 반도체(13.2%)·석유제품(109.7%)·철강제품(5.0%)·승용차(15.0%)·자동차부품(10.5%) 등의 수출액이 1년 전보다 늘었다. 그러나 무선통신기기(-12.2%)·정밀기기(-2.4%)·컴퓨터 주변기기(-12.1%)·가전제품(-2.3%) 등은 감소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미국(19.7%)·유럽연합(EUㆍ18.1%)·베트남(15.2%)·싱가포르(27.9%)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하고 중국(-2.5%)·일본(-2.6%)·홍콩(-36.1%) 등은 감소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4~6월에 이어 4개월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4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이던 2008년 6~9월이 마지막이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184억5800만달러다. 지난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5600달러 적자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상반기 수출입 실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관세청] |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의 고공비행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 전체 수출의 4분의 3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대(對)중국 수출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각국의 긴축정책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에 적신호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5월 고유가 상황을 전제로 올해 연간 무역적자가 15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무역수지가 마지막으로 적자를 기록한 2008년 무역적자 133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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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상반기 역대 최대 적자
세계적으로 보면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이 지난 5월 31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내는 등 주요 무역 강국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이날 무역통계를 발표한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도 무역적자가 상반기 7조9241억엔(약 75조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2% 늘어난 45조9379억엔(약 436조원), 수입은 37.9% 증가한 53조8619억엔(약 511조원)이었다.
일본 NHK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원유 등의 가격이 상승해 수입액이 많이 늘어난 것이 요인”이라고 했다. 재무성이 이날 함께 발표한 6월 무역수지도 1조3838억엔(약 13조원) 적자로, 11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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