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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종합부동산세 폭탄 논란

은마+마래푸 최대 9583만원 절세···다주택자 종부세 감면에 현금부자들 ‘반색’[세제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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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와 고액 1주택자, 종부세 부담 비슷해져

보유세 절감에 ‘헐값 매도’ 분위기 사라질 듯

경향신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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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서 그냥 두 달 전에 집을 부숴버렸지. 지금은 맹지야. 당분간은 그냥 농사나 지으려고.”

불과 몇 년 전까지 단독주택 2채, 아파트 1채를 가진 다주택자였던 A씨(54)는 올해 1주택자가 됐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 보유하고 있던 단독주택 2채(대지면적 363㎡)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로 7200만원을 납부한 뒤 올해 5월 말 단독주택 1채를 허물어버렸기 때문이다.

실거주했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59㎡ 아파트는 지인에게 팔고, 그 돈으로 서초구 반포동 145㎡ 아파트 전세로 들어갔다. 그 결과 A씨는 올해 종부세로 300만원만 내면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주택 수가 아니라 가액으로 바뀐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집을 허물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단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나왔어도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두고봐야하니 주변 상황을 보고 한강뷰 주택을 추가매수할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21일 ‘2022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종부세 부담 때문에 매물을 시장에 내놓았던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매매 가격대를 유지하며 관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다주택자는 비슷한 가격의 주택 1채를 갖고 있는 경우보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현저히 컸지만, 이번 개편으로 다주택자나 고가 1주택자나 종부세 부담이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금보유 여력이 있는 기존 1주택자가 지방 저가주택 등을 추가매수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개편으로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매우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신한은행 WM컨실팅센터가 개편안에 따른 보유세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 1채와 은마아파트 84㎡ 1채를 보유한 다주택자가 2023년 납부해야 할 재산세 및 종부세는 총 1억2632만403원이었지만 개편안을 적용할 경우 3048만6510원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9583만3894원의 절세효과가 있는 셈이다.

동일평형 최고가가 46억6000만원을 기록했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84㎡은 이번 세제개편으로 2023년 기준 재산세 및 종부세를 1806만9096원만 내면 된다. 당초 개편 전 3753만3360원을 내야했지만 1946만4264원이 줄어든 셈이다.

다주택자·고가주택 보유자 보유세 큰 폭 절감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 만큼 그동안 내놓았던 매물 중 종부세 부담을 던 매물들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수도권의 교통망 확충지, 신축주택 부족지, 자족 등 업무지구에 인접한 주택은 이번 종부세 경감으로 매각보다 보유로 돌아설 확률이 높아보인다”고 밝혔다.

다주택자들 입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종료시점인 내년 5월 9일까지는 굳이 종부세 부담을 이유로 급하게 증여하거나 매각을 결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현상은 이번 개편으로 고가지역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또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1억원을 넘겼고, 강남의 경우 대부분의 아파트가 20억원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현금부자라 하더라도 주택을 여러채 보유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결국 서울 외곽이나 지방의 중저가 아파트 여러 채를 구입하기보다는 강남의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경향은 다주택자 종부세 부담 경감 분위기 속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중개업소 등 현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다주택자들, 절세목적 매물 거둬들일 것”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거래가 워낙 얼어붙어있어서 이번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 이후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강남은 사실 헐값에 내놓는다는 분위기 자체가 없지만 굳이 가격을 내리면서까지 팔려는 분위기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역시 “투자해서 이익이 남아야 부동산 투자를 하는데 (세금때문에) 올해 들어 강남은 투자거래를 거의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이번 개편으로 아무래도 현금을 많이 보유한 사람들은 주택을 새로 매수하려는 의사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아파트값 하락기에는 매수의뢰 자체가 많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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