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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경기 침체 악조건에서 연간 1000만대 이상 폴더블폰 대중화의 이정표를 세우겠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10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할 예정인 갤럭시 Z폴드4와 Z플립4의 '가성비'를 확보하기 위해 막판 고심을 하고 있다. 폴더블폰 대중화의 쌍두마차인 Z폴드와 Z플립 신모델은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기술 스펙이 흘러나오고 있다. 전작에서 확인된 디자인과 기술 우위를 확대하면서 부품가격 인상에 따른 출고가 인상 압박을 어떻게든 동결하는 방향으로 가격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사양과 카메라·배터리 성능과 관련한 전문매체 보도에 대해 대체로 부인하지 않고 있어 상당 부분 맞는 것으로 파악된다. 관건은 폴더블 프리미엄폰 가격을 소비자 눈높이에 얼마나 맞출 수 있을지인데, 최근 전개되는 환율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누르겠다는 기조다.
8월 언팩 행사에서 세계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모델은 '플립4'다. 삼성전자의 플립과 폴드 판매 비중은 약 7(플립)대3(폴드)으로 플립이 폴더블폰 대중화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전작 플립3는 삼성전자가 차별화한 폼팩터 전략이 세계 시장에서 통했음을 보여주는 성공 사례다. 아이폰 마니아들의 '삼성폰 갈아타기' 효과를 끌어내는 강력한 모델로 꼽힌다. 특히 아이폰 감성을 놓치기 싫어하는 여성 사용자들에게 플립3의 디자인 미학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플립3는 프리미엄폰 위상 대비 아쉬운 카메라 성능으로 소비자들에게 지적을 받았다. 후면 카메라가 최대 1200만화소에 불과하고, 망원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일경제가 삼성전자 협력사들을 취재한 결과 삼성전자는 이번 플립4 성능 개선 과정에서 카메라보다는 디스플레이와 배터리에 선택과 집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면부 화면을 1.9인치에서 2.1인치로 키우고, 배터리 용량도 3700㎃h로 전작보다 400㎃h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폰 원가 구성 항목에서 카메라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보다 비싼 하드웨어 부품"이라고 전했다.
카메라 성능 개선이 집중된 곳은 폴드4다. 전면에 1200만화소(전작 400만화소), 후면에는 5000만화소(전작 1200만화소) 메인 카메라와 12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 1000만화소 망원 카메라 등 트리플(3개) 카메라를 장착한다. 전작에서 "200만원대 제품임에도 후면 메인 카메라 5000만화소를 구현한 중국 폴더블 제품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폴드4에서 개선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남은 관전 포인트는 출고가다. 2019년 첫 폴더블폰 모델 출시 후 4세대를 맞는 시점에서 삼성전자는 올해를 폴더블폰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고 북미, 유럽, 아시아 선진시장에서 폴더블폰 1000만대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작 모델 출시 당시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를 유지했지만 1년 만에 1320원대까지 치솟아 신형 폴더블폰 제품의 수익성 확보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중국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하락폭이 완만해 중국 신형 폴더블폰 제품의 가격 우위가 더욱 강화되는 흐름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4세대 폴더블폰 시대를 맞아 삼성이 가진 무기는 협력사와 만든 탄탄한 폴더블폰 생태계"라며 "이 가치사슬이 폴더블폰 제품의 기술 혁신과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져 폴더블폰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라인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이르면 2024년께 800달러 이하 가성비 제품으로 지갑이 얇은 신흥국 수요까지 충족하는 폴더블폰 대중화를 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카날리스 등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지난해 850만~900만대 수준이며 이 중 삼성전자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80% 안팎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오포 등 한중 기업 간 치열한 시장 경쟁 과정에서 2024년 폴더블폰 출하량이 300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평가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위협이 가시화하기 전에 이뤄진 것이어서 올해 최악의 대내외 악조건 속에 출시되는 4세대 Z폴드·플립 제품의 글로벌 흥행 여부가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재철 기자 /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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