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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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0일 민생·경제를 위한 ‘초당적 협력’의 전제 조건으로 야권을 겨냥한 검경의 수사 중단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거대 의석으로 군림하며 비위라도 맞추란 말이냐”라는 반발이 나왔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 “너무 야당을 자극하거나 공격하거나 수사하는 일을 자제해주셔야 우리도 협력할 명분이 생긴다”고 했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한 한 총리에게 “우리 민주당도 경제위기와 민생위기 극복에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말한 뒤, 바로 이런 말을 했다.
그러면서 우 위원장은 “그런 측면에서 가셔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얘기를 잘해달라. 그만 좀 하시라고”라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권 시절 ‘탈북 어민 북송’ 등 안보 이슈와 이재명 의원의 ‘사법리스크’를 연일 정조준하자, 우 위원장이 에둘러 불편한 기색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한 총리는 웃음과 함께 “우리도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민생의 안정이라 생각하고 그동안 7번 정도 민생대책을 만들고 발표하며 집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하다”며 “앞으로 민생을 공통적으로 챙기는 데 많은 협력을 잘 부탁드린다”고만 답했다. 우 위원장은 회동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한 총리에게 정치보복성 수사와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안보 공세를 중단해줄 것을 거듭 요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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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 위원장의 요구는 회동 직후 시작된 박홍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묘하게 대비됐다. 박 원내대표는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다.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와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일이라면,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민생·경제 분야의 조건 없는 협력을 약속했다.
야당 투톱의 엇박자를 두고, 국민의힘에선 “겉으론 민생을 우선하는 척하지만 속내는 ‘수사 중단’이란 보전 심리만 가득한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우 비대위원장의 ‘비위 맞추라’는 식의 얘기는 국민 생각을 1도 안하고 군림하겠다는 다수 야당의 전형적인 갑질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날 박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실 인사 논란을 겨냥하며 ‘탄핵’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허 대변인은 “과연 협치의 의지가 있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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