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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푸틴, 이란 찾아 ‘반미 연대’ 강화…우크라·시리아 문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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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스푸트니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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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정상회담을 위해 1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중동 순방이 마무리된 직후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하는 것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란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테헤란 메흐라바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한 데 이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예방했다.

하메네이는 “이란과 러시아는 서방의 속임수를 늘 경계해야 한다”며 “양국은 장기간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의 통치로 러시아가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세계 각국은 무역에 있어서 미국 달러 사용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하메네이는 “전쟁은 가혹하고 어려운 사안이며 이란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고통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회담 직후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과 러시아는 테러에 대항한 좋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에 안보를 위해 협력했다”며 “우리는 독립 국가인 양국의 관계가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양국 정상이 에너지, 무역, 교통, 지역 현안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양국의 국영 에너지기업 국영석유회사(NIOC)와 가스프롬은 이날 400억 달러(약 52조3000억원) 규모 천연가스 개발·투자 관련 협약에 서명했다.

국영 IRNA 통신은 이란과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의 이번 전략적 협력은 가스전 개발,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설치, 원유 제품 생산 등을 포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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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기자회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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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오전 테헤란에 도착한 에르도안 대통령도 라이시 대통령,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회담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테헤란 사다바드궁에서 환영 행사를 열고 에르도안 대통령을 영접했다.

하메네이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행동은 지역(중동) 안정을 해하고 테러리스트들에게 유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튀르키예도 별도로 정상회담을 갖고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문제와 관련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튀르키예의 중재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튀르키예·이란 정부는 테헤란에서의 정상회담 주요 의제가 시리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크렘린궁은 이번 3자 회담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아스타나 협상 프로세스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는 2011년 이후 10년 넘게 내전을 겪고 있으며, 러시아와 이란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을, 튀르키예는 시리아 서북부를 기반으로 하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외신들은 미국과 서방의 제재를 받는 이란과 러시아가 ‘반미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익명의 이란 고위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우크라이나 사태 후 지정학적 관계를 고려할 때 이란은 미국과 그의 중동 동맹국과의 대결을 위해 러시아의 지원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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