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연합뉴스 언론사 이미지

WSJ, 아베 사망에 자민당·통일교 관계 주목…"반공 위해 협력"

연합뉴스 박상현
원문보기

WSJ, 아베 사망에 자민당·통일교 관계 주목…"반공 위해 협력"

속보
내란특검, 황교안도 불구속 기소…내란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
"통일교, 유력 인사와 오랫동안 교류"…두 기관은 밀착설 부정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용의자의 모친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신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일본 집권 여당 자민당과 통일교 사이에 반공을 고리로 한 관계가 오래 지속됐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법적으로 종교 집단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지만, 아베 전 총리의 외조부이자 1957∼1960년 총리를 지낸 기시 노부스케는 1960년대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공산주의 반대 활동을 지원했다.

통일교는 1968년 '공산주의는 틀렸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국제승공연합'(國際勝共連合)을 만들었다. 국제승공연합 홈페이지에 따르면 문 총재는 항상 "세계에서 공산주의자가 사라질 때까지 승공(勝共·공산주의 세력을 이김)의 깃발을 내리지 말자"고 말했다고 한다.

일본 정치와 종교 간 관계를 연구하는 레비 매클로플린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WSJ에 "통일교는 야심 있는 종교여서 권력자의 환심을 사려 했고, 이권을 위해 자민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WSJ은 통일교가 아베 전 총리 가문뿐만 아니라 자민당의 다른 유력 인물들과도 교류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1974년 자민당 핵심 인사였던 후쿠다 다케오가 문 총재를 "아시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언급한 일화를 소개했다.


역사학자 리처드 새뮤얼스에 따르면 일본 내 통일교 신자 수는 1970년대부터 한국을 넘어섰고, 신자 중 일부는 자민당에서 무료로 근무하기도 했다.

WSJ은 통일교가 1990년대 일본에 또 다른 단체인 '세계평화연합'(世界平和連合)을 설립하고, 세미나 개최와 출판물 간행 등을 통해 정치권에 로비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세계평화연합 홈페이지를 보면 이 기관은 국제승공연합의 형제 단체다.


또 일본이 지향해야 할 목표로 '방위력이 있는 나라', '가정력(家庭力)이 있는 나라', '공헌력이 있는 나라'를 제시했다. 방위력 증강은 자민당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이며, '가정'은 통일교가 중시하는 단어다.

WSJ은 "세계평화연합이 발간하는 월간지 '세계사상' 구독자 약 6천 명 가운데 300명이 정치인이고, 그중 다수는 자민당 인물"이라며 "아베 전 총리가 잡지 표지에 몇 차례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민당과 통일교는 모두 관계가 밀접하다는 견해를 부정했다고 WSJ은 전했다.


자민당 관계자는 "당과 통일교 사이의 관계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통일교 측도 "아베 전 총리는 통일교 신자나 고문이 아니었다"라며 "신자들이 자민당 후보를 지지할 수는 있으나, 통일교가 특정 정치인을 돕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psh5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