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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미·중, 남중국해 상공·해상서 잇단 마찰…신경전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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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가 공개한 미국 미사일 구축함 벤포드함 사진.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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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상공과 해상에서 잇따라 마찰을 빚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과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는 양측 사이의 신경전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국 수송기와 중국 전투기 사이에 ‘안전하지 않고 전문가답지 않은’ 상호 작용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투기 Su-30이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던 미 전술 수송기 C-130을 위험하게 가로막으면서 아슬아슬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익명의 소식통은 구체적인 시점 등을 밝히지 않은 채 미 국방부가 이 사안을 ‘위험하고 전문가답지 않은 행위’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은 최근 미국이 남중국해 등 인도·태평양에서 점점 과격해지는 중국의 군사적 행동에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앞서 미 동맹국인 호주와 캐나다는 남중국해와 인도·태평양 공역에서 중국 전투기가 자국 군용기의 비행을 위험하게 방해했다며 항의한 바 있다. 이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우리는 안전하지 않은 공중에서 대치가 우려스럽게 증가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중국의 행동은 인도·태평양의 안보와 안정, 번영을 해치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보도가 나오기에 앞서 미국이 핵추진 항공모함 선단과 구축함 등을 동원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자 중국이 ‘안보 리스크 제조자’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일도 있었다.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지난 13일 미국 미사일 구축함 벤포드함이 남중국해 시사군도(파라셀 군도) 해역에 진입한 것에 대응해 해군과 공군을 조직해 추적·감시하고 퇴거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남부전구는 당시 해군이 벤포드함을 근거리에서 감시하는 사진과 가까이에서 촬영된 벤포드함 사진을 공개하며 “미군의 행위는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며 국제법과 국제관계 준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으로 미국은 이곳에서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며 중국의 영토 확장 야욕을 견제하고 있다. 벤포드함이 진입한 시사군도 역시 중국이 베트남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이 일대에서 중국과 미국의 마찰이 잦아지면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톈리쥔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대변인은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과 관련해 “미국은 남중해의 안보 리스크 제조자이자 지역의 평화와 안정 파괴자”라며 “각 부대는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국가 주권과 남중국해의 평화·안정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마틴 마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국제법에 일치하는 방식으로 비행과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도 똑같이 하기를 기대한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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