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연설 장소에 후방 경계 부족…1차 대응도 미흡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피격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야마가미 테츠야가 지난 10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 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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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연설 중 총에 맞아 숨진 지 일주일이 되는 15일. NHK에 따르면 경찰은 야마카미 데쓰야(41)를 살인 혐의로 체포한 뒤, 왜 경찰이 용의자를 제지하지 못했는지 등 당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후방 경계와 1차 발사 후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호원은 아베 전 총리 바로 뒤에서 손수레를 밀고 가는 한 남성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며 "뒤에서 대각선으로 접근하는 용의자를 인지하지 못한 걸로 보인다"고 NHK에 전했다.
일본 경시청은 현재 후방 가드 부족, 공격 방어 실패 등 문제점을 규명한 뒤 경비를 재검토할 방침이다.
야마가미는 지난 8일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유세 연설을 하던 아베 전 총리를 뒤에서 사제 총으로 두 차례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아베 전 총리의 유세 연설 현장은 가드레일로 둘러싸여 있었고, 경시청 특수 경비요원 1명을 포함해 경찰관 4명이 아베 전 총리를 보호하고 있었다. 이 중 1명은 아베 전 총리의 후방 경비를 맡았다.
그러나 사건 직전 후방을 담당하던 경찰관은 아베 전 총리 바로 뒤에서 손수레를 밀고 있는 한 남성에게 정신이 팔렸고, 야마카미가 접근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가드레일 안쪽에는 경찰관이 단 한 명도 없었고, 모두 차도 바깥쪽에서 아베 전 총리를 등진 채 유세 현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서 있었다.
그 누구도 야마카미의 수상한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했고, 야마카미는 서서히 아베 전 총리에게 다가갔다. 그러곤 아베 전 총리로부터 약 7m 떨어진 곳에서 첫 총격을 가했다.
1차 총격 후 앞쪽을 엄호하던 경찰관 2명은 아베 전 총리 쪽으로 몸을 틀어 그를 보호하려 했다. 특수 경비요원은 아베 전 총리와 다소 거리를 두고 서 있었기 때문에 큰 대응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초 뒤. 야마가미는 2m 정도 더 앞으로 다가와 다시 총을 쐈다. 2차 총격까지 이뤄지고 나서야 특수 경비요원과 후방 경계를 담당하던 경찰관은 야마가미를 붙잡았다.
다카하시 기요타카 전 경시총감은 연설이 이뤄진 장소, 경찰관 배치, 경찰관의 대응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생명과 신변을 보호하는 임무를 전혀 다하지 못한 완전한 실패"라고 지적했다.
다카하시 전 경시총감은 "현장은 360도 노출된 데다 연설대 바로 뒤에 도로가 있었다. 차로 접근해 습격당할 위험도 있다"며 "후방에 판자를 설치하는 등 경계의 범위를 좁히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드레일 안쪽뿐만 아니라 바깥, 차도 쪽에도 경찰관이 있었다면 가드레일을 넘지 않고 바로 보호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빈틈투성이였던 것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경찰관의 대응도 비판 대상이다. 다카하시 전 경시총감은 "용의자가 보도에서 차도로 넘어온 순간부터 굉장히 수상한 사람으로 여기고, 제지했어야 한다"며 "이것을 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강조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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