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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6월 취업자 22년만 최대 84만명 ↑…하반기부터 둔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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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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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에도 고용 개선세는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대면 서비스업종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세금을 투입한 직접일자리 사업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물가가 오르고 성장이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커지면서 고용 개선 흐름이 이어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4만1000명 증가한 2847만8000명이다. 증가 폭은 6월 기준으로는 2000년(87만7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다. 올 상반기 취업자 증가 폭(94만1000명)도 2000년 상반기 이후 최대다.

실업률도 3.0%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0.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3월 이후 같은 수치를 유지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15~64세 고용률은 69.1%로 1년 새 2%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6월 기준 최고치다.

업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7만7000명), 제조업(15만8000명), 운수·창고업(12만6000명)에서 취업자 증가를 크게 견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직접 일자리 영향이 이어졌고, 숙박·음식 같은 대면 서비스업 고용도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일상 회복 본격화에 따른 대면 업종 개선 등으로 고용 증가세가 지속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60세 이상에서는 제조업 취업자가 굉장히 많이 증가하고 있고 농림어업과 보건복지업도 (증가세가) 좋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보험업(-5만9000명), 도·소매업(-3만7000명), 협회·단체 분야(-1만6000명) 등에선 취업자가 줄었다. 특히 금융·보험업은 비대면 금융 거래 확대, 점포 수 축소 등으로 취업자가 계속 빠지는 추세다.

비교적 안정된 일자리로 볼 수 있는 상용직 취업은 1년 새 89만9000명 늘었고, 임시직(-5만3000명), 일용직(-7만9000명)은 각각 줄었다. 임시직은 16개월만의 감소세 전환이다. 연령별로는 15~19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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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전반적인 고용 지표는 양호하다. 그러나 불안한 그림자도 드리워지고 있다. 우선 취업자 증가 폭이 3개월 만에 둔화했다. 4월 86만5000명, 5월 93만5000명까지 올랐다가 내려온 모양새다. 올 1~2월 100만명 넘게 증가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 공미숙 국장은 "불확실성이 많아서 (증가 폭이) 향후 다시 오를지, 내려갈지는 전망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고령층과 공공 부문에 치우친 일자리 구조도 여전하다. 60대 이상 취업자는 47만2000명 늘면서 전체의 취업자 증가 폭의 절반 이상(56%)을 차지했다. 반면 30대, 40대 고용은 각각 1만8000명, 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분 가운데 공공행정·보건복지 비중은 4월 37%에서 5월 29.6%로 떨어졌지만, 지난달 30.6%로 다시 상승했다.

전반적인 경제 여건 악화까지 더해지며 향후 일자리 전망은 더 흐려지고 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찍는 등 인플레이션 압박은 갈수록 커진다. 임금 인상으로 기업의 고용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연간 경제성장률이 지난 5월 발표한 2.7%에서 후퇴할 거란 예상도 내놨다. 다시 확산하는 코로나19 상황도 경기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는 "고용 지표는 6개월 전 경기 상황이 반영된다. 아직 정규직 쪽은 괜찮은데,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감원 등을 보면 연말엔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며 "대면 업종에 반영된 코로나19 엔데믹 효과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전체적으로는 내년까지 고용 둔화 폭이 가팔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당분간 고용 흐름이 주춤할 거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인력 운용이 변수이긴 하지만, 세금으로 고용을 지탱해온 직접일자리도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4분기 직접일자리 사업 종료 등으로 하반기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본다. 내년엔 기저효과, 직접일자리 정상화 등으로 둔화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앞으론 정부 개입에 따른 직접일자리 제공보다 민간 투자 촉진을 통한 고용 창출로 갈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로 가더라도 민간 고용 증대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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