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어닝 시즌에서 가장 큰 이익 성장을 보일 것으로 꼽히는 에너지 기업들이 최근 유가 급락에 주가가 떨어지며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을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이익이 가장 많이 늘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은 고유가 수혜주인 에너지다. 블룸버그는 에너지 기업들 이익이 전년 대비 204.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가장 이익 전망이 낮은 업종은 금융주(-23.3%)와 빅테크 기업들로 구성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8.1%)였다. 에너지 기업들 주가는 최근 유가가 급락하며 대부분 하락한 상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선물 가격은 최근 한 달간 약 14.69% 하락했다. 이와 동시에 에너지 업종 대표 종목인 엑손모빌과 셰브론도 같은 기간 각각 10.65%, 15.43% 떨어졌다. 주요 에너지 기업들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SPDR S&P 오일 앤드 가스 익스플로레이션&프로덕션 ETF(XOP)'의 최근 1개월 수익률도 -23.29%였다.
실적 전망과 최근 주가 흐름이 엇갈리면서 월가에선 에너지주에 대해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유가 급락 원인이 됐던 경기 침체 우려가 에너지 수요 둔화를 유발할 수 있지만, 그동안 업계에서 원유 관련 투자가 적었던 만큼 적은 공급으로 인해 고유가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으며 원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친환경 관련 투자를 늘려왔다. 대표적으로 셰브론은 2028년까지 수소, 재생에너지, 탄소포집 기술 등에 1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크 스토클 애덤스내추럴리소시스 펀드 매니저는 배런스 인터뷰에서 "에너지 기업들은 현재 주가가 매우 저렴하다"며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가 왔을 때 에너지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지만 지난 5년간 에너지 기업들이 투자를 줄여왔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유가는 최악의 경우에도 8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도 에너지 기업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실제로 버핏이 이끌고 있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5~6일 이틀간 옥시덴털 주식 1200만주를 추가 매수했다. 이에 따라 버크셔해서웨이의 옥시덴털 지분은 18.7%가 됐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옥시덴털 보통주 약 1억754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월가에서 향후 유가 방향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40달러, WTI 기준 배럴당 137달러까지 유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약한 경기 침체는 원자재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원유 공급이 제한된 상황이고, 경기 침체가 수요를 아주 크게 떨어뜨리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씨티그룹은 경기 침체가 온다는 가정하에 국제유가가 올해 말 배럴당 6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씨티는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 시기에는 한계비용 수준까지 유가가 떨어져왔다"고 분석했다.
[이종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