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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우버 파일’ 논란에 의회 조사 직면… EU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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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승객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 도착한 뒤 우버 승차공유 간판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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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미국의 ‘유니콘 스타트업’(기업가치 1조원) 우버가 성장을 위해 각국 유력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제적인 후폭풍이 일고 있다. 우버와 수시로 접촉하며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의회의 국정조사 요구에 직면했으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논란에 연루된 전 집행위원에게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우버와 관련된 보도가 전해진 뒤 프랑스 정계에선 ‘국가적인 스캔들’이라며 비난의 목소리가 쇄도했다. 알랭 비달리스 전 교통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우버와 긴밀히 접촉한 것은 일종의 공모”라며 “국민들은 정부로부터 응답과 해명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극좌 야당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마틸드 파노 대표는 대통령을 향해 “노동법의 영구적인 규제 완화를 목표로 했던, 미국 다국적 기업의 로비스트”라 비난했다.

상원의 녹색당은 사건 전모를 밝히고 정부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의회 조사위원회(commission d‘enquête) 신설을 요구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의회 조사위는 오랜 전통을 지닌 정부 통제 도구 중 하나로, 한 명 이상의 상원 의원이 조사위 신설을 요청하는 이유와 대상을 밝힌 결의안을 제출하면 절차가 시작된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은 의회 조사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의회의 정보 임무(Les missions d’information)를 요구했다. 의회의 정보 임무가 적용되면 사건과 관련된 출장 조사와 자료 분석 등이 동반되며, 조사가 마치는 대로 소관 상임위원회를 대상으로 보고서를 발표하게 된다.

마크롱 대통령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아직 특별한 사과 성명을 내진 않았다. 보도가 난 직후 그의 측근은 르몽드에 마크롱 대통령이 “(우버와 접촉한 것은) 재무부 장관으로서의 전형적인 직무 범위 내에 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친 마크롱 그룹들은 ‘마녀사냥’이라며 보도를 비난하기도 했다. 오로르 버지 르네상스 의원은 “(직접적으로) 돈이 오간 것이 없고 보상도 없었으며, 장관이 주요 업계 수장을 만난 것뿐”이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프랑스에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것을 지지해 왔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우버 파일에 따른 후폭풍은 EU 집행​​위도 예외가 아니었다. 네일리 크루스 전 집행위원이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우버에 합류하는 것을 논의하고, 우버를 위해 로비를 한 정황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발라즈 위바리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집행위는 언론에 나온 의혹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기 위해 크루스 전 위원에게 서한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제투명성기구 측은 “(현재의 집행위) 윤리 규정은 개선할 여지가 많아 스캔들이 일어날 것인지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 것인지가 문제였다”라며 “크루스가 어떤 규정을 어겼는지 확인하고 그에 대해 어떤 제재를 내릴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독립적인 조사를 (집행위에)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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