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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고령화로 위기 제주 해녀 문화유산 보존하자…‘불턱, 해신당’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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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20년 태풍으로 파손된 구좌읍 하도리의 생이덕불턱이 지난해 복원됐다. 제주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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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의 고유 문화가 담긴 불턱과 해신당 등에 대한 정비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 해녀는 고령화로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있다.

제주도는 해녀들의 삶이 담긴 불턱과 해신당 등 해녀유산 6곳에 7000만원을 투입해 보수사업을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해녀들의 활동 현장인 해안 일원에 산재한 불턱과 해신당 중 기단부와 석재료 등 형태가 상당 부분 남아있는 유산을 대상으로 보수하고 정비하는 것이다.

제주도는 과거 항공 자료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위치와 형태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현장 확인이 된 불턱과 해신당 3곳을 이번 정비 대상지로 선정했다. 또 태풍 등 자연재해로 훼손된 불턱 3곳에 대한 정비도 한다.

불턱은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하거나 작업 중 휴식하는 장소이다. 돌담을 둥글게 에워싼 후 가운데 불을 피워 몸을 덥혔다. 불턱은 특히 해녀들의 휴식 뿐만 아니라 물질에 관한 지식과 요령, 해산물의 위치 등을 서로 공유하고 전수하는 해녀 간 소통공간이자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었다.

해신당은 바다를 관장하는 용왕신에 해녀들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는 곳이다. 바닷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기도 하는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된 해녀들은 수시로 바닷가에 있는 해신당에 찾아가 제물을 준비해 안전을 빌었다.

제주도는 이번 보수 작업을 할 때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하기 위해 외부 반입 없이 현장 주위의 돌만을 사용할 예정이다. 시멘트를 사용해 돌 틈을 메운 경우에는 현장 주위의 모래를 손으로 떠서 붙이는 등 해녀와 주민들이 사용한 재료와 옛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2018년도부터 훼손된 불턱과 해신당 등 해녀들의 문화유적에 대한 정비를 실시해왔다.

한편 지난해말 기준 제주에서 활동하는 현직 해녀는 3437명으로으로, 전년 3613명에 비해 176명 줄었다. 특히 해녀 중 60세 이상 고령층이 91.2%를 차지하는 등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좌임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해안가 불턱과 해신당이 태풍, 자연재해로 수시로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원형 유지를 위해 기본 실측과 보수 매뉴얼을 구축하고 향토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관련 부서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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