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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강방천 "하락장은 장기 분산투자 기회…경기침체보다 부동산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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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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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락장은 오히려 투자할 기회입니다. 과거 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반등장에서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용기가 필요했다면, 지금은 빚을 줄이고 인내해야 하는 시간이죠."

최근 매일경제 자이앤트TV에 출연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하락장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 분산 투자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증시 활황을 이끌던 유동성이 축소되며 과거와는 다르게 조정이 긴 U자형 반등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강 회장이 밝힌 성공 투자의 4대 원칙은 △좋은 기업과 함께하라 △저렴할 때 사라 △분산해서 투자하라 △오래 함께하라 등입니다. 기업가치가 높은 우량주들은 증시 조정으로 가격이 낮아질 때마다 꾸준히 사들여 장기 투자할 만하다는 설명입니다.

또 증시를 짓누르는 경기침체 우려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강 회장은 "지금의 경기 침체 우려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것인데, 금리가 오르고 나면 다시 내릴 수 있는 통화정책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극복 가능하다"며 "오히려 주식시장과 가상자산시장이 조정받을 동안 고공 행진하는 부동산시장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Q. 올해 전세계 증시에 비해서 유난히 하락폭이 컸던 코스피, 원인은 무엇인가요?

A. 최근 1년간 전세계 증시 중 국내 증시가 덜 떨어지면서 키맞춤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나스닥 거래 주식 중 고점에서 70% 이상 하락한 종목이 10개 중 4개인데, 코스피는 10개 중 1개에 불과합니다. 코스닥은 10개 중 2개죠. 덜 떨어졌던 주가가 최근 한달 사이 많이 빠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가격은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치선이 중심값인데 가치에 비해 주가가 많이 오르면 흥분의 구간, 떨어지면 공포의 구간이라고 할 수 있죠. 흥분의 구간에선 언젠간 거품이 꺼지고 공포의 구간에선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주가가 가치에 수렴되는 것이 역사적 진리입니다.

과거 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증시는 폭락 이후 낙폭을 빠르게 회복하는 V자형 반등, 협곡형 반등을 보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당시엔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용기가 필요했죠. 하지만 지금은 빚을 줄이고 인내해야 하는 시간이죠. 반등 구간이 길어지는 U자형 반등을 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협곡형 반등에선 1년만에 회복할 수 있는데 이번 조정은 굉장히 길기 때문에 부채를 가지고 기다릴 수 없고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어요. 인내심을 가지고 주가가 빠질 때 마다 분산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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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는데요, 하반기엔 외국인들이 돌아오고 코스피가 반등할 수 있을까요?

A.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양적 확대 기조가 지금까지 계속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은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 긴축 정책을 가속화하면서 이같은 유동성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유동성이 줄어들면 기업가치가 그대로더라도 주가는 떨어지게 돼있습니다. 최근 기업들의 가치가 살짝 떨어지는데도 주가가 과도하게 조정된 이유죠.

그 과정에서 외국인이 선진국 증시에서 돈을 회수하고 달러로 몰리면서 국내 증시를 이탈하고 있습니다.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죠. 당분간 미국 증시의 매력도가 타국보다 여전히 높을 것이고, 달러 강세로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지난 10년 넘게 거대하게 작동한 유동성이 금방 줄어들진 못할 겁니다. 상당히 오랜 기간 돈을 회수할 것이기 때문에 금융수축기 환경이 앞으로 1~2년 사이에 끝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의 기회는 확실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산해서 하라는 것이죠.

Q. 경기침체 우려, 앞으로 증시에 얼마나 큰 타격을 줄까요?

A. 경기와 주가지수의 상관관계는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볼 때 IMF 이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0% 이상을 넘나들었지만 주가지수는 1000을 못 넘고 그 이후 경제성장률 둔화될 때 2000~3000에 도달했죠. 경제성장은 근로자, 채권자 등 다양한 생산요소들의 부가가치 총합입니다. 그 중 하나가 주주죠. 경제성장률이 높아도 주주가 아닌 다른 생산요소의 몫이 올라가면 주주 몫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임금이 오르고 지대, 금리가 올라서 경제가 성장하면 주가는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상황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 총수요가 떨어지는 국면입니다. 그러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는 것인데,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미 연준이 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0.75%포인트 씩 공격적으로 올리는 '빅스텝',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게 되면 앞으로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을 갖게 되니까요. 금리가 올해 말 3% 초반대까지 올라가면서 경기가 위축된다면 금리를 또다시 내려서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일시적으로 끝날 것이고, 조기에 극복 가능할 것입니다.

오히려 경기침체보다 더 큰 '블랙스완(예측할 수 없는 위험)'은 부동산 시장입니다. 과거 유동성 확장기에 그 돈이 주식시장, 가상자산,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죠. 현재까지 주식과 가상사잔은 가격조정을 많이 받았는데 유일하게 조정을 안 받았던 시장이 부동산이고, 가장 큰 레버리지가 쏠렸던 시장도 부동산입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않은거죠. 부동산 펀드는 구조상 환매가 제한적이라 한 5년정도 지나야 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부터 대체투자상품인 부동산펀드로 투자자들의 돈이 많이 몰렸는데, 만기가 올해 말부터 나옵니다. 펀드 소유자들이 환매를 요구하면 기초자산인 부동산을 팔면 되는데, 금리 인상기엔 부동산 시장이 냉각돼 팔리지 않을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면 줄줄이 환매가 중단될 수 있죠. 이게 주식시장에 예기치 않는 폭풍이 될 수도 있습니다.

Q. 하락장에서 투자자들이 기억해야 할 투자철학은 무엇일까요?

A. 자본주의의 주인공이 되는 열쇠는 주식과 펀드의 질서를 아는 것입니다. 근로소득의 비중이 줄어드는 시대에는 투자소득을 늘리는 게 정답이죠. 좋은 기업을 발굴해 저렴할 때 분산해서 장기 투자하라는 4대 원칙은 하락장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주주가 돼 가만히 있어도 소득을 벌어들이는 자본주의의 주인공이 되길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매경 자이앤트TV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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