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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매물만 쌓이고 거래 '뚝'…빅스텝 예고 덮치자 부동산 시장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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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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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6주째 하락했다. 지난해까지 주택 거래를 이끌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은 낙폭이 커졌다. 집값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강남구도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거의 모든 지역에 내림세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또한 다음주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p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면서 부동산 시장 관망세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와 같은 -0.03%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5월 다섯 째주 -0.01%로 하락 전환한 뒤 6주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2.7.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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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을 넘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집값 급등 피로감과 이자에 대한 부담 증가 등으로 관망세를 유지했던 시장이 '빅스텝' 수준의 금리 인상으로 관망세가 더 짙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즉각적으로 시장 하락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격·금리 부담 증가·정부 대책 실망…거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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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841건으로 전년 동월(3493건) 보다 약 76% 줄었다. 지난 5월 거래량도 전년 동월 대비 65% 감소했다. 다만 6월은 신고 접수 기한이 남아있어 최종 거래건수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올 3월 새로운 정부 출범 기대감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는 3월(1435건)과 4월(1752건) 소폭 늘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금리 부담 증가 등에 거래는 다시 감소세다.

종로구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도 없지만 가끔 집을 보여줘도 매수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면서 "급매 일부를 제외하면 집주인들도 가격을 적극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있어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한달 동안 종로구 내 아파트 매매는 (접수기준) 총 9건에 불과하다.

거래가 되더라도 이자부담 등이 덜한 소형 주택에 쏠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전용 41~60㎡는 전체 거래량의 36%를 차지했다. 국민평형이 포함된 전용 61~85㎡ 아파트 거래량은 28.7%으로 나타나 30% 이하로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청약 시장도 올해 상반기 60㎡ 미만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7.3대1로 지난해 상반기(9.6대1)보다 3배가량 높았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정책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안되면서 매물은 쌓이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6만3243건이다. 중과유예 시행 일인 5월 10일(5만6568건)과 비교해 11.8% 증가했다.


"잇따른 금리 인상, 시장 침체 장기화"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빨리 오른 금리와 완벽하게 풀리지 않은 대출규제로 인해 시장 침체가 지속된다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현재 수요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고 높은 금리가 대출한도와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부담 요인으로 인해 비자발적인 시장 이탈자가 나오면 그만큼 시장은 침체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이어 한국도 '빅스텝' 수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시장에서는 오는 13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높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강남권은 버티고 있다고 하지만 금리 인상 같은 '시장 위험'이 커지면 나홀로 상승하긴 어렵다"며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지 않는 한 거래가 없는 침체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금리 인상 등에 시장이 급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최근에 강남과 준강남권에도 급매 물건이 나오는 현상은 관망에서 하락으로 전환될 수 있는 심리적인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가 맞다"면서도 "거래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어 대세하락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우 팀장은 "매일 서울의 아파트 경매 물건은 63건~70건 안팎으로 지난 수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금리인상 등으로 하반기 시장이 주춤하겠지만 올해 연간 기준으로 가격이 대폭 빠지는 하락장은 아직 아니다"고 전망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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