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 올해 ‘직장 갑질 감수성’ 조사 결과
갑질 감수성 매년 소폭 상승
50대·상위 관리자일수록 근무시간 외 SNS 통한 업무 지시, 명절 근무, 휴일 단합대회 등엔 상대적으로 둔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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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폭언이나 음주문화 등을 갑질로 인식하는 감수성은 높아졌지만, 근무시간 외 업무를 강요하는 등 ‘한국형 갑질’에는 상대적으로 둔감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50대 이상이거나 상위 관리자일수록 이를 갑질로 여기지 않는 등 세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가 지난달 10~16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갑질 감수성 지수’를 조사한 결과 올해 73.8점으로 산출됐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 지수는 입사부터 퇴사까지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을 30개 문항으로 만들어 동의하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감수성이 높다는 의미다. 2020년 69.2점, 2021년 71점에 비해 올해 들어 소폭 올랐다.
직장 갑질 감수성이 높게 나타난 항목은 폭언(86.1점), 모욕(85.6점), 사적 용무 지시(82.5점), 따돌림(80.6점), 음주문화(80.6점) 등이었다. 이들 항목 모두 성별과 연령, 직급과 관계없이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 이뤄지는 업무·출근 지시에 대해서는 연령·직급별로 인식 차이를 보였다. 근무시간 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업무 지시, 업무 완수를 위한 휴일·명절 출근 지시, 휴일 단합대회·체육대회 등에 대해서는 20대이거나 일반사원일수록 갑질이라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반면 50대이거나 상위 관리자일수록 문제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연령별로는 50대가 20대보다 펜스룰(18.2점)과 퇴근 후 SNS(11.9점), 장기자랑(11.1점), 회식·노래방(8.4점) 등에서 낮은 담수성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남녀 간 가장 차이가 큰 유형은 펜스룰(12.7점), 반말(9.9점), 여직원 근무(9.9점), 음주 강요(9.7점·이상 남성 기준)였다.
펜스룰은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2002년 “아내가 아닌 여성과 절대로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고 말한 데서 비롯된 용어로 본래 사적인 자리에서 여성과 불필요한 만남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었으나 ‘여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해 불미스러운 일을 원천봉쇄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직급별로 보면 일반사원과 상위 관리자의 격차가 크게 나타난 항목은 휴가 사용 제한(15.5점) 항목이었다. 또 맡겨진 일 야근(14.8점), 휴일·명절 근무(12.8점·이상 상위 관리가 기준)에서 매우 큰 인식 격차를 보였다.
직장갑질119 측은 “한국 직장은 퇴근 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카카오톡으로 연락하고, 응답하지 않으면 괴롭힌다”며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커녕 24시간 365일 회사와 연결될 것을 강요하는 ‘까라면 까’야 하는 한국형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체 평균 대비 하위 지표에 해당하는 괴롭힘 유형과 사례에 대해서도 고용노동부의 매뉴얼에 반영하고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통해 직장인들의 인식과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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