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성 상납 및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당 윤리위에서 ‘당원권 6개월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이에 대해 여야 지도부 모두 쓴소리를 쏟아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의 입장에서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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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원내대표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 의원 여러분은 각자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과도한 해석과 거친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익명 인터뷰는 절대 하지 말자. 지금은 말 한마디가 당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승리 4개월 만에, 지방선거 승리 1개월 만에 다시 당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며 “당의 혼란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저를 포함한 당원의 의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정치 일정과 관련해 언론은 여러 시나리오를 예상한다. 현재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당이 과거로 회귀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난국을 타개할 준비를 하겠다.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지혜와 의지를 모을 시간”이라고 밝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초유의 당대표 징계 결정에 대해 “선거에서 이 대표를 활용하고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왜 이 시점에서 (왜 징계했는지) 정치적 의도를 읽어야 한다”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우 위원장은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이 단일화를 할 때부터 ‘안 의원이 정부 구성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당은 안 의원이 책임지게 해 준다’와 같은 밀약이 있었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눈엣가시가 됐던 이 대표를 이런 문제를 빌미 삼아 ‘팽’하고, 그 후 전당대회에서 안 의원을 (당 대표로) 앉히려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국민의힘의 이 대표 징계로 청년 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질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앞으로 행여나 ‘젊은 사람이 앞장서면 안 돼’라는 인식 확산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이준석으로 대표된 청년 정치의 대두와 일정한 희망, 이런 것들이 다 없어지고 이준석 개인의 도덕적 문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는 게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언급하며 “청년에게 기회를 주고, 의사 결정 권한을 주는 정치 제도가 더 확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영입이라는 케이스로 외부에서 데려온 사람조차 효용 가치가 떨어지면 쓰고 버리는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한국 정치와 민주당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봤다”고 덧붙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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