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지난 1월 7일(현지시간) 메릴랜드대 의료진이 사람 심장을 이식받지 못한 시한부 환자 데이비드 베넷(57)에게 이식할 돼지 심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돼지 심장을 인체에 이식하는 수술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메릴랜드대 의대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1월 미국 메릴랜드의대 병원에서 말기 심장병 환자인 데이비드 베넷(57)이 돼지 심장을 이식 받았다. 미국 바이오 테크인 리비비코어는 돼지 심장이 인체에서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유전자 10개를 교정했다. 수술 후 베넷의 병세는 눈에 띄게 나아졌지만, 갑자기 악화해 지난 3월 사망했다. 수술 2개월 만이었다.
베넷은 사망했지만, 연구진들은 그가 수술 후 두 달 가량 생존한 것이 연구를 지속해야 할 근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돼지 심장이 인간의 생명을 지탱한 증거라는 것이다. 베넷의 사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동물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는 수술을 임상으로 허용할 지 검토 중이다.
미국 FDA가 동물 장기의 인간 이식 수술에 대한 임상을 허용할 지 검토에 들어가면서, 국내 의료계에서도 이종(異種)장기의 사람 이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넨바이오와 서울대 의대, 길병원 등이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돼지 췌도 세포를 인간에 이식하는 임상 시험 계획을 제출했지만, 2년 째 검토 중인 상태다.
제넨바이오가 식약처에 임상계획을 제출한 2020년만 해도 이종 장기 이식은 전세계적으로 생소한 분야였다. 식약처에게도 임상계획을 승인할 수 있는 이렇다 할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초 미국 메릴랜드의대에서 돼지 심장 이식 수술 성공 소식이 들렸다. 심사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 셈이다.
하지만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은 단순히 수술의 성공 뿐 아니라 수술 후 환자의 상태 및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 베넷도 수술을 받고 2개월 동안은 재활 치료를 받을 정도로 병세가 좋아졌지만, 돌연 사망했다. 식약처도 이 부분을 우려한다. 제넨바이오는 베넷의 사망 원인으로 지목되는 ‘동물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를 감염시키지 않는다는 데이터를 식약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돼지 췌도 세포의 인간 이식에 대해 식약처가 임상을 허가하게 되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종간 췌도세포 이식이 이뤄지게 된다. 췌도세포는 우리 몸에서 인슐린을 합성하는 세포로,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제1형 당뇨병이 생긴다.
한편 제넨바이오는 국내 유일 이종장기 개발 전문기업으로 유명세를 탔으나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황이다. 제넨바이오 관계자는 “올해 초에 제넨코어센터라는 종합연구단지를 구축했고, 동물 CRO사업을 통해 올해 흑자전환을 하겠다는 목표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