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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블랙이글스 "참전용사께 감사"… 감동한 英공군·유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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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9∼22일 열리는 에어쇼 참가

세계일보

영국 에어쇼에 참가하는 우리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영국 공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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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한국에서 싸운 영국 참전용사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는 9일 영국에서 개막하는 에어쇼 참가를 위해 영국을 방문한 우리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밝힌 보은(報恩)의 각오가 영국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영국은 6·25전쟁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병력을 유엔군 일원으로 한국에 보낸 바 있다.

7일 유엔군사령부에 따르면 영국 공군(RAF)은 에어쇼 일정에 맞춰 최근 영국에 도착한 한국 공군 블랙이글스를 따뜻하게 환영했다. 블랙이글스의 영국 방문은 이명박(MB)정부 시절인 지난 2012년 이후 꼭 10년 만의 일이다. 블랙이글스가 쓰는 T-50B 항공기 9대는 분해되어 항공편으로 영국 보스콤다운 공군기지로 옮겨졌으며, 재조립을 거쳐 에어쇼 관람자들에게 멋진 곡예비행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국 공군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에서 온 블랙이글스의 항공기들은 재조립과 공중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조만간 우리 ‘레드애로우’(Red Arrows)와 함께 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드애로우는 영국 공군이 운영하는 특수비행팀으로 오랜 역사와 뛰어난 기량을 자랑한다. 미국 해군의 ‘블루엔젤스’나 미국 공군의 ‘선더버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정작 유엔사가 주목한 대목은 블랙이글스 조종사가 영국 공군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었다. 영국 공군이 실명을 밝히지 않고 그냥 ‘한국 조종사’(Korean Pilot)라고만 소개한 이는 이번 영국 방문의 의미를 “대한민국이 1950∼1953년 6·25전쟁 기간 한국에서 싸운 영국 참전용사들께 감사를 표할 기회”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제는 아마도 90대 노인이 되셨을 영국 참전용사들께 마땅히 드려야 할 존경을 표시할 마지막(last) 기회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이란 표현을 쓴 건 참전용사 대부분이 고령이라 살 날이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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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양자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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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3년에 걸친 6·25전쟁 기간 동안 한국에 연인원 5만6000여명을 파병했다. 미국에 이은 제2위 규모다. 이 가운데 1100명 넘는 장병이 전사하거나 실종됐다.

블랙이글스는 9∼22일 영국에서 열릴 총 3번의 에어쇼에 참가할 계획이다. 영국 에어쇼 이후에도 폴란드, 이집트, 필리핀 등 13개국을 돌며 특수비행의 진수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T-50B 기종 등 국내 항공기술을 널리 홍보하고 또 방산 수출에도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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