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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환율 1300원대 오르내리는데…통화스와프 쉽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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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05.0원에 거래를 시작해 1299.8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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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긴축과 세계적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퍼지면서 달러의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원화 가치가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수입 물가에는 비상이 걸리고 자본 유출 위험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지난해 만료된 한‧미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지만, 현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05.5원에 거래를 시작해 전날보다 6.5원 내린 1299.8원으로 마감했다. 전날에는 달러당 원화 가치는 빠르게 하락해(환율은 상승) 장중 1311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당 원화 값이 1310원대 이른 것은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하반기에도 달러 강세가 지속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예측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 강세를 이끌만한 요인이 없고, 1300원 지지선 돌파로 인한 ‘패닉 바잉(공황 구매)’이 쏠림 현상을 유도할 수 있어 여전히 달러 강세에 대한 경계감이 유효하다”며 “올 하반기 달러·원 환율 상단은 13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하반기 외환시장 수급 측면에서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6월 외환보유고가 전월 대비 94억 달러가량 감소하며 정부의 외환시장 물량 개입이 주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당국은 외환보유고에서 조정 물량을 내보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달러 강세가 지속하면 자본이 유출되고 수입 물가가 오르는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94억 달러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었다.

결국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부활시켜 외환시장을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국가 간 통화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미리 약속한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들여올 수 있는 거래를 말한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맺으면 ‘마이너스 통장’처럼 달러를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다.

특히 오는 19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할 때 통화스와프 체결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기대인플레이션을 단기간에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옐런 장관이 이번에 통화스와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지 않고 상황이 그대로라면 앞으로 환율이 더 뛸 가능성도 있는데, 그렇다면 자본이 유출되고 무역적자가 지속하는 등 외환 위기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통화스와프의 긍정적 효과에도 이번에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실제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안팎의 분위기다. 달러 강세가 원화뿐 아니라 여타 통화에서도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최근 감소하긴 했지만, 적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미국이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경우 한국 외환시장에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대외적 인식이 생길 여지도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이 원한다고 해도 미국이 자국의 통화정책 틀 안에서 운영할 사안이기 때문에 한국 사정까지 고려해 체결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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