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6%…외환위기 이후 24년 만
에너지·원자재 가격 오름새 지속
인건비 줄이려 '무인화' 가속화
편의점 무인점포 늘고, 키오스크·서빙로봇도
맥도날드 키오스크.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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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6월 물가 상승률이 6%를 웃돌면서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2023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인상되며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물가 상승 원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충격 등 외부에 있어 당분간 물가 안정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등 고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키오스크나 서빙 로봇을 찾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9월 6개월간 2%대를 보이다가 10월(3.2%) 3%대로 올라섰다. 올해 3월(4.1%)과 4월(4.8%)에는 4%대, 5월(5.4%) 5%대를 기록하더니 6월엔 6%대로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석유류(39.6%)와 가공식품(7.9%)을 비롯한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9.3% 올랐고, 농축수산물은 축산물(10.3%)과 채소류(6.0%)를 중심으로 4.8% 오르며 전월(4.2%)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 4∼5월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된 영향으로 전기·가스·수도도 1년 전보다 9.6%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외식(8.0%)과 외식 외(4.2%)가 모두 올라 5.8%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0.7%, 집세는 1.9% 각각 올랐다.
급격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건 전쟁 여파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 외식 등 서비스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가팔라지면서 전월(5.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오른 시급 962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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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급 능력 한계" 최저임금 상승 반발
앞서 지난달 29일 2023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0% 오른 시급 962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올해 최저시급 9160원과 비교하면 5.0%(+460원) 인상된 결과다.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01만580원이다. 올해보다 9만6140원 오른 셈이다.
물가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는 상황에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충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직원 대부분을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하는 편의점 점주들의 불만이 감지된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편의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최저임금 지급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을과 을의 갈등을 유발하고 편의점 점주를 범법자로 내모는 결정"이라며 최저임금 상승에 반발했다.
단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점포당 월 30만∼45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며 "지급 주체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인상은 고용 축소, 최저임금 미지급, 주휴수당을 피하기 위한 초단기 채용 등으로 이어져 사회적 문제가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일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도 경영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씨는 "매출은 비슷한데 전기세, 인건비 같은 고정비용이 자꾸 오르는 상황"이라며 "계약기간이 5년이니 힘들다고 중간에 그만두지도 못한다. 이미 하루에 8시간 이상 일하고 있어 근무 시간을 더 늘리기도 어렵고 무인 점포로 전환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무인 또는 특정 시간대에만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편의점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미 전국에 무인점포는 120개, 하이브리드 매장은 2603개 달한다.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 이 개막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관람객이 국내업체 '비전세미콘'이 선보인 주문ㆍ제조ㆍ서빙을 무인 자동으로 운영하는 로봇 카페 '스토랑트'를 체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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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업종에서도 무인 결제기기(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사장님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 통계청의 '2020년 기준 경제총조사 결과'(확정)에 따르면 소매업, 숙박업, 음식·주점업 등 3개 업종의 키오스크 도입 사업체 수는 3만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음식·주점업이 1만7000개(57.1%)로 가장 많았고, 소매업과 숙박업이 각각 1만개(34.7%), 2000개(8.2%)다.
음식점에서는 서빙로봇으로 인력을 대체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경기도에서 칼국수 집을 운영하는 A씨는 "칼국수가 무겁기도 하고 손님이 몰리는 점심, 저녁 시간에는 인력이 많아도 힘들어서 서빙로봇을 돌린다"며 "좀 느리긴 하지만 알아서 장애물을 잘 비켜가고, 원하는 곳으로 음식을 갖다주니 참 편하다. 손님들도 신기해하고 좋아하신다. 로봇으로 칼국수를 보내달라는 손님도 있다"고 전했다.
서빙로봇 업계 관계자는 "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자영업자분들이 서빙로봇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면 일을 가르치고 인력 관리를 해야하는데 로봇은 그럴 필요가 없다. 단순 노동을 로봇이 대신 하게 되면서 고객들이 더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며 "인력을 완전 대체하기 보다는 서비스 품질 향상에 로봇이 기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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