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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NO! 물가 미쳤네"…카드명세서 보고 깜짝, 비상금 통장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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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기록적인 인플레에 생활비 부담 심각해지자

미국인들 팬데믹 지원금 등 저축 깨기 시작…

한국도 인플레 심각, 6월 소비자 물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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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대처하려고 미국인들이 미국 워싱턴D.C.의 한 식료품점에서 직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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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다리우스 팔머(24)는 최근 필라델피아와 워싱턴D.C.로 여행을 다녀온 뒤 2000달러(260만원)가 청구된 신용카드 명세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는 당초 예상한 여행 경비를 훌쩍 웃도는 금액이다. 팔머는 카드값을 메우기 위해 우선 한달에 150달러씩 지불하던 육류 구독서비스를 취소하고 책 구입도 미루기로 했다. 그래도 결제대금이 부족하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5000달러(650만원) 정도 모아놨던 저축을 깰 계획이다.

미국인들이 기록적인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코로나19 기간 저축했던 돈까지 꺼내쓰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을 인용해 올 5월 미국 가계의 소비·세금을 제외한 저축률이 5.4%로 1년 전 10.4%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부활동이 제한되며 씀씀이가 줄어 저축률이 34%까지 치솟았던 2020년 4월 팬데믹 초기과 비교하면 6분의 1에 불과한 수치로, 최근 10년간 평균치에도 밑도는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무디스 애널리틱스도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직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미국 가정의 추가 예금액은 2조7000억달러(3524조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부활동이 차단되는 등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은행 저축액이 늘어난 것이다. 3차례에 걸친 미 연방정부의 경기부양 지원금을 저축에 묻어놓은 사람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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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의 개인 저축률이 크게 낮아진 것은 일상 회복과 함께 물가가 급등하면서 저축 여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6% 오르며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식료품·휘발유 등 생활 물가가 치솟으면서 고정 수입으로 감당이 안 돼 기존에 모아놨던 저축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팬데믹 기간 저축액에서 1140억달러(149조원)가 빠져나갔다고 무디스는 분석했다.

팬데믹 기간 저축한 돈을 꺼내쓰기 시작한 흔적은 잔고에서 드러난다. 미국 정부가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지난해 3월 최저 소득층의 은행 잔고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보다 126% 높았다. 하지만 올 3월에는 65% 높은 수준으로 차이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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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 가격 전광판 /ⓒ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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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가정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헤쳐나갈 수 있는 일종의 예비비를 갖고 있다"며 "물가가 올라도 이 저축을 이용해 소비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최대 투자은행(IB)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미국 소비자들이 각자의 계좌에 6∼9개월가량의 소비 여력을 지니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 미국인들의 여윳돈이 바닥을 드러내고 소비 여력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가 추산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은 8.8%로 41년 만에 최고였던 지난 5월 8.6%를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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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6월 주요 품목별 소비자물가 상승률 현황


한편 한국의 인플레이션도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108.22)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3월(4.1%)과 4월(4.8%) 4%대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5.4%) 5%대로 올라서더니 결국 6%를 찍었다. 물가상승 속도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월별로는 7%, 연간으로는 5%를 넘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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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3096원, 경유를 3223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132.38원, 경유는 2151.02원으로 집계됐다. 2022.6.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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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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