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이준석 운명의날 D-1…"정치적 의도 다분"vs"징계 불가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준석 당 윤리위 회의 하루 앞…與 뒤숭숭

李 `로키`행보…"결과 보고 판단한다"

이대남 의식·집권 여당 분란에 아쉬운 목소리도

은근한 동의…징계 여부 미룰 가능성도 제기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의를 하루 앞둔 6일 당내 의원들 사이에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당내에서도 요즘 삼삼오오 모이면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심의 결과가 어떻게 확정되든 당내 ‘후폭풍’이 거셀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대표 징계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반대 의견과, “징계가 불가피 하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데일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 당대표…정치적 의도 다분”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 1차 고위 당정 협의회’에 참석한 후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당정협의 후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등과 함께 오찬을 마친 뒤 서울 모처에 머물다가 오후 방송 인터뷰에 출연했다.

이 대표는 YTN 인터뷰에서 “운명의 날이라고 모든 언론인들이 집중하고 있는데 결국 15일 연기했다”며 “저는 어차피 결과를 보고 판단하지, 결과 전에 앞서서 미리 고민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일주일간 이처럼 한껏 몸을 낮추고 ‘로키’(low-key·절제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들 민감한 사안임을 감지하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당 대표에 대한 징계에다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2030세대, 그 중에서도 특히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보수로 끌어오는데 공을 세운 이 대표다. 이 대표를 내치면 젊은 당원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당 5선 의원은 “그래도 우리 당대표인데,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기여한 것에 이어서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함께 가야 하지 않았나 싶다”며 “민주당에서 계파 분열할 때 우리 당에서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더욱 효과가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중징계인 제명과 탈당 권유가 아니더라도 당원권 정지 처분이 나오면 이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하기 어려워 진다.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인 `경고`가 나와도 대표의 리더십을 타격이 크다. 집권 여당이 된지 두 달 만에 국민의힘이 차기 권력투쟁의 소용돌이로 들어가게 되면서 민심이 돌아설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의 징계 심의 자체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윤리위 안건들을 보면 이준석 대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1심, 2심, 3심까지 끝난 뒤에 윤리위에 회부한 안건들이었다”며 “이준석은 아직 기소조차 되지 않은 사건으로 윤리위에 회부됐다. 대단히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표 자리 놓고 권력 투쟁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최소 당원권 정지…당 대표 새로 뽑아야”

반대로 이 대표의 징계 절차는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초선 의원은 “윤리위에 회부된 문제는 `유죄냐, 무죄냐` 구분이지 `집행유예냐, 벌금이냐`가 아니다. 만약 문제가 있다고 보면 최소 당원권 정지가 될 만한 사안”이라며 “당원권 정지가 되면 당연히 당대표도 공석이 되니 새로 뽑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비례 의원은 “이 대표는 이미 리더십을 잃은 듯 보인다. 당원권 정지로 물러날 것인가, 당내 파장으로 물러날 것인가 정도의 차이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 윤리위가 이 대표의 징계 여부를 또다시 결정하지 않고 미룰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리위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는 편이었는데 지난 5일 CBS 라디오에서 “결론을 빨리 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확하게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속·정확이 최선인데 신속보다는 정확이 더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