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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SS현장] 출근길을 볼모로 잡은 경진여객 노조…광역버스 입석 금지 현장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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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수일여중·대우건설기술연구원·경기도융합과학교육원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이날 2시간 가량 단 한명도 버스를 탑승하지 못했다. 홍성효기자 shhong082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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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경진여객 노조가 6일 오전부터 광역버스 입석을 거부하며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6일 경진여객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4월부터 사측에 △시급 15% 인상 △특별상여금 신설 △최고 호봉 연장 등을 요구하며 7차례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사측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노조에서는 6일 오전 첫 차부터 입석을 금지하는 조치를 진행했다. 경진여객은 수원 및 화성에서 강남역, 사당역, 오목천동 등을 오가는 노선을 운행 중으로, 수원 지역에서는 3000번 17대, 7700번 31대, 7780번 18대, 7800번 24대, 8471번 1대, 8472번 6대, 9802번 10대 등 총 107대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기자가 있던 수일여중·대우건설기술연구원·경기도융합과학교육원 정류장에서는 2시간 가량 단 한명의 시민도 버스를 탑승하지 못했다. 현장의 반응이 모두 날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 시민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버스기사에게 “나쁜 놈들 출근도 못하게 뭐하는거야”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버스기사는 시민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탑승을 거부하며 손사래를 쳤다.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던 시민들은 10대 가량의 버스가 지나가자 포기하며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 한 시민은 자가용을 몰고와서 버스정류장에 있던 시민들에게 “선바위역으로 가실 3분 타세요”라고 말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버스를 기다리던 최은성(36·직장인)씨는 “버스를 계속 타지 못해 출근도 못하고 너무 불편하다”며 “입석금지에 대해서 불편함이 없도록 대책을 제대로 세웠어야 했다”고 말했다.

경진여객 노조 관계자는 “한국 도로교통법에 고속도로를 경유하는 차는 입석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에는 사람이 많아 입석 없이는 수송이 안된다. 사고가 나면 입석으로 탑승한 승객들은 큰일난다”며 “이번 입석 금지 조치는 시민을 볼모로 잡는 것이 아니다. 경기도청에 버스 증차 문제를 건의해도 검토만 하고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 교섭에서는 경기도와 사측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다. 이에 입석 금지와 준법투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기도청의 입장은 달랐다. 경기도청 공공버스과 관계자는 “임금은 도에서 임금을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다. 노사 간의 협상을 통해서 결정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임금 인상을 한 바 있다”며 “버스 증차는 서울시 버스 총량 규제로 인해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 노조측에서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임금협상의 수단으로 입석금지를 내세웠다. 결국 그 피해는 도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결책으로 수원시, 화성시와 함께 전세버스 투입을 협의 중이다. 전세버스 수급이 쉽지 않아 곧바로 투입은 조금 힘든 상황”이라며 “본인들의 임금인상을 위해 갑자기 준법 투쟁을 내세워 도민들한테 피해를 전가시키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shhong082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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