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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ET시론]RE100을 넘어 나아가야 할 'CF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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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이영호 엔라이튼 대표. [사진= 엔라이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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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100이 무엇이죠? RE100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얼마 전 CF100 파트너사에 등록, 국내에서 유일하게 RE100과 CF100 파트너사에 등극한 우리 회사가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작년부터 화제가 된, 기업·기관이 사용하는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과 'CF100'(24/7 Carbon-Free Energy)의 정확한 개념 차이에 대한 궁금증이다.

CF100이란 전기를 언제, 어디서, 얼마나 사용하든 24시간 동안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공급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한 궁극적인 목표는 전력의 탈탄소화다.

RE100은 이행 주체의 연간 사용량에 맞는 재생에너지 구매 등을 통해 기존 전기 사용분을 상쇄하고 연 단위로 달성한다. 반면에 CF100은 실제로 무탄소 전원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직접 사용해야 한다. 결국 CF100은 RE100처럼 청정에너지 조달을 인정받는 데서 나아가 탄소를 발생시키는 전력원에서 공급받는 전기의 탄소를 '제로(0)'화하겠다는 것이다.

CF100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글로벌 IT 기업이자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이다. 구글은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2017년 RE100을 달성한 후 2018년부터 미국 일리노이주 데이터센터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소 대상 전력거래계약(PPA)을 체결, CF100을 실증하고 있다. 최근 오는 2030년까지 모든 데이터센터와 사업장의 에너지를 24시간 7일 모두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목표를 발표했다.

구글은 왜 전력의 탈탄소화를 목표로 혁신을 멈추지 않는 것일까. 답은 구글 검색 시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고객이 이메일을 보낼 때, 구글 검색에 질문할 때, 유튜브로 비디오를 볼 때, 지도를 탐색할 때 발생하는 전력 모두를 청정에너지로 변환시켜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구글이 24시간 365일 탄소 없이 전기를 공급할 수 있었던 비법은 바로 'IT'다. CF100 이행을 위해서는 전력 수요와 공급이 실시간으로 매칭돼 언제 어디서든 무탄소 전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는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구글을 통해 사용하는 전력 모두를 신뢰할 수 있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공급하도록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함께 결합하고 배터리 저장 장치 용량을 늘리는 등 작업을 수행하고 인공지능(AI)을 적용, 전력 수요와 예측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의 이러한 노력과 CF100 캠페인은 기후 위기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다. 기후 위기는 점점 우리 곁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봄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전에 없던 고온 현상에 시달렸다. 기상청은 3~5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1991~2020년)보다 1.3도 높은 13.2도를 기록,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이후 같은 기간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하는 등 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의 실천 의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벌써 시작된 여름철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기상재해는 현실로 다가왔다.

구글은 에너지에 IT를 더한 것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한다. 역시 국내의 많은 민간 기업이 RE100을 선포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RE100은 탄소중립을 위한 긍정적인 첫걸음임은 분명하다. 구글이 RE100보다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실제로 사용하는 CF100을 위해 달려가듯 국내 역시 RE100에서 나아가 CF100까지 도달해야 한다.

RE100은 물론 CF100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한 해답은 구글이 그러했듯 'IT'다. 우리나라는 지리적 특성상 재생에너지가 전국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기업이나 기관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분산된 에너지원을 직접 찾아다니기엔 시간이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때 흩어진 에너지원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IT 플랫폼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또 연결은 물론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는 기술력 역시 24시간 365일 내내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열쇠다.

구글은 성공적인 '넷 제로'(Net zero)를 위해 기존 전력과는 다른 전력 시장과 함께 정책 및 규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단계적으로 '기술 고도화'(Advanced Tech), '시장 확대 및 개편'(Expand and reform markets), '고객 역량 강화'(empower customers)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도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에 대한 글로벌 움직임에 발맞추는, 구글이 요구하는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때 에너지와 국내 전력 시장에 도입될 IT가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는 물론 탄소 중립을 위한 해답이 될 것이다.

◇필자 소개=이영호 엔라이튼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수학(경제학부)을 전공한 후 2007년 미래에셋대우에 입사해 인프라금융본부 과장으로 지내며 재생에너지 발전소 투자 및 자문역을 도맡았다. 2016년 엔라이튼 설립 이후 국내 최초로 에너지 플랫폼 '발전왕'을 출시하고 국내 유일무이한 RE100, CF100 파트너사로 등극하는 등 국내 전력 시장에서 IT를 결합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현재 엔라이튼은 미래의 에너지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는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에너지 IT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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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엔라이튼 대표이사 success@enlighte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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