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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TBS 대표 "TBS 폐지 조례안? 김어준 타깃 명확...'시보완박'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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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택 TBS 대표
"TBS 종합편성으로 허가받아...시사보도할 수 있어"
"재정적 독립? 보육원 청소년을 그냥 추방하는 격"
한국일보

서울 상암동 TBS 교통방송 사옥.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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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교통방송(TBS)의 '교육방송 전환' 발언 이후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TBS를 사실상 폐지하는 조례안을 추진하기로 해 관심이 쏠려 있다. 이들은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폐지'를 1호 조례안으로 상정하기로 한 것인데, 당장 조례안이 폐지되면 매년 서울시가 TBS에 지원해온 출연금이 사실상 끊기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이강택 TBS 대표는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결국 타깃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건 명확하다"며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시보완박', 시사보도 완전 박탈이 목적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 시장은 TBS의 '교육방송화' 방안도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교육방송화라든지 재단 폐지라든지 이것이 일관된 맥락 아니겠나"라며 "저는 이건 거의 '현대판 분서갱유'라는 표현도 했다"도 전했다.

'시사보도에 대한 방송은 절대 뺄 수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저희는 이미 종합편성으로 허가를 받았다"면서 "CBS가 기독교방송이지만 종교 관련된 것만 방송하지 않는다. 특수목적 방송으로 출발했지만 사실은 종합편성화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일보

TBS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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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나 오 시장뿐만 아니라 일부 언론, 특히 보수 언론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질문엔 "그렇게 볼 수 있는 부분도 전혀 없진 않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지금까지 우리 학계나 우리 사회에서 '뉴스공장'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가 한 번도 내려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거의 정쟁 속에서 이렇게 (평가)돼 있었던 거"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은 지난달 29일 당선자 총회를 열고 서울시미디어재단 TBS의 사업 범위부터 운영 재원·임원 구성·예산 편성 의무 등을 규정하는 'TBS 조례 폐지안'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례가 통과되면 사실상 독립법인인 서울시미디어재단 TBS에 대한 서울시 출연금 지원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TBS는 그동안 매년 전체 예산의 70%에 해당하는 300억 원대를 서울시 출연금으로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오 시장이 보궐로 취임한 이후 서울시는 전년 대비 55억 원 깎인 320억 원의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 TBS는 법적으로 상업광고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울시의 지원 중단은 사망 선고와 다름없다.

"보육원 청소년을 그냥 내쫓는 것과 똑같아"

한국일보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 종로구 경신고등학교를 찾아 폭우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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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과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의 공통분모는 TBS가 재정적으로 독립하라는 거 아니냐'는 말에 "보육원에서 지금 청소년이 있는데, 아직 혼자 먹고살 수 있는 어떤 기반이 조성 안 돼 있을 경우에는 기능도 가르치고 재원도 마련해 준 뒤 내보낸다"며 "그런데 갑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말 안 들었다고 그냥 확 중간에 추방하는 거하고 똑같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TBS는 재단 설립 허가를 받을 때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시민참여형 지역공영 방송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허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여당 국회의원들은 '교통 콘텐츠만 하지 왜 다른 거 하느냐'고 질타했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방통위가 저희한테 허가를 내줄 때 미디어 독립이라는 건 방송의 독립이라는 것인데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며 "시 자치정부가 이른바 '팔길이 원칙'이라고 해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전제로 해서 재단 허가를 내준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걸 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례안 관련 1년 유예기간을 둔다는 것에도 "그건 올해 한 달 후부터는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된다는 얘기"라며 "공공기관의 공기업 등 예산은 보통 그 전해 8월 정도면 안이 만들어진다. 2년 유예를 하면 내년까지 시간이 있지만, 1년으로 줄인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실제로 조례안의 통과 여부에 대해 "통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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