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박성민 사퇴에 이 대표 징계 가능성 ↑
경고·당원권정지 어느쪽도 후폭풍 불가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6.26/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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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걸린 '운명의 한 주'를 맞이한다. 오는 7일 이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다룰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거취는 물론 당내 권력 구도가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리위는 7일 이 대표를 불러 소명을 들은 후 징계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같은 날 이 대표의 최측근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여부도 심의한다. 현직 당 대표 징계 안건이 윤리위에 정식으로 회부된 건 국민의힘과 그 전신 정당을 통틀어 처음이다. 그만큼 정치적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현재 가능한 징계 수위는 Δ제명 Δ탈당 권고 Δ당원권 정지 Δ경고 등 4단계다.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는 이 대표의 거취와 직결될 수 있고, 가장 약한 경고 조치가 나와도 자진사퇴 압박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당 안팎에서는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나 경고 등의 의결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원권 정지는 1개월 이상 3년 이하의 기간을 정해서 이뤄지는데, 이 기간 당원으로서의 모든 권한이 중지돼 최고위 의결 없이 당대표에서 직위 해제된다.
특히 앞서 지난달 30일 친윤계 박성민 의원이 당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하면서 이런 관측에 무게가 살렸다. 박 의원은 석 달 전 윤석열 대통령의 권유로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으며 대통령실과 이 대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윤리위 징계 심의 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돌연 자리를 던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손절'을 당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 의원 사임에는 100% 윤심이 반영된 것"이라며 "윤리위원들이 날개를 달게 됐다"고 했다. 그는 "윤리위 쪽에서 그간 나름 신중하게 행보를 했던 이유는 대통령의 확실한 메시지를 못받아서였다"며 "뒤를 봐줄 사람이 생긴 만큼 (이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이상의 조치도 가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최근 경찰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이 대표의 거취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의혹 핵심 당사자인 김성진 대표 수사를 진행하고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을 입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조만간 경찰이 이 대표를 소환 조사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당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점도 이 대표의 입지를 좁히는 이유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원구성 협상이 한 달 넘게 공회전 중이고, 정당 지지율은 새 정부 취임 후 계속 하락 추세인 데다, 장관 후보자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을 당하는 등 '총체적 난국'이라는 우려가 당 분위기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결백을 주장해온 이 대표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 대표는 전날(3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도 자진사퇴 가능성에 대해 "그것이 선례가 되면, 앞으로 뭐든지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 의혹을 제기하면, 당대표를 내려놓아야 하는가"라며 "그건 좀 이상한 것 같다"고 일축했다.
동시에 그는 여론전을 펴며 윤리위를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JTBC '썰전라이브'에서 "수사단계가 진척되는 동안 윤리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겠는가, 수사기관보다 (윤리위가) 정확하냐는 의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는 윤리위원회 해체 권한도 있다"며 "선을 넘는다고 생각했으면 그렇게 했겠지만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가세연이 주장하는 명확한 증거든 윤리위든 경찰 수사 결과든 빨리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며 "어느 쪽으로든 정리가 돼야 당에도 나라에도 좋지 않을까. 지금 결과를 질질 끌고 있는 건 정치적인 공격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간장 중 한 분이 굉장히 당대표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친윤계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전략적 동맹을 맺고 이 대표를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당 내에서는 6일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 회의가 당 내홍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이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 이 대표에 대한 입장을 낼 가능성이 있어 당내 갈등의 새로운 해법이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만일 이 대표가 내년 6월까지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사퇴할 경우 친윤계와 안 의원 등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조기 점화하면서 당내 혼란이 심화될 수 있다. 이 대표 핵심 지지층인 2030세대 당원들의 집단 탈당 가능성도 국민의힘으로서는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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