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러시아군, 리시찬스크 장악 발표…돈바스 ‘완전 점령’ 됐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루한스크주 주요 도시

점령되면 돈바스 지역 대부분 장악


한겨레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이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의 전선에서 참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루한스크 주에서 마지막 남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 리시찬스크을 완전히 점령했다고 선언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 군이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의 친러 반군과 함께 “리시찬스크 시의 완전한 장악을 이뤘다”고 보고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성명을 통해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리시찬스크가 러시아군에 함락되면, 루한스크주 전체가 러시아군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통제권을 유지하는 지역은 도네츠크주의 일부 도시 및 지역만 남게 된다.

성명은 리시찬스크 점령으로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해방”을 이뤘다고 밝혔다.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함께 2014년 돈바스 지역의 친러 반군들이 수립한 자칭 정부이다.

러시아 군은 지난 4월초부터 돈바스 지역으로 공세를 집중해, 지난 6월말 중요 거점인 세베로도네츠크를 함락한 데 이어 이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우크라이나 영역인 리시찬스크를 두고 우크라이나 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여왔다.

러시아의 리시찬스크 함락 발표에 대해 우크라이나 쪽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루 종일 침략군이 모든 가용한 무기를 동원해 리시찬스크를 폭격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공격받은 지역의 집들이 하나 하나 불타고 있다”며 “융단 폭격이 가해져 우리는 부상자를 보호할 시간도 없고 여러 지역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폭격에 대처할 시간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리시찬스크는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사이에 두고 세베로도네츠크와 마주하고 있는 도시로 전쟁 전 주민이 약 10만 명이었다.

며칠 전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수한 우크라이나군의 부대대장 볼로니미르 나자렌코는 러시아군이 도시를 “철저하게 파괴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엄청난 포탄을 퍼부어 도시를 완전히 파괴해 불타버린 사막으로 바꾸어놓았다”고 말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처음으로 북쪽에서 강을 건너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아직 도심에 들어오진 못했으나 리시찬스크의 통제권을 둘러싼 싸움의 향배는 4일이면 결정될 것”이라고 위급한 상황임을 내비쳤다.

친러시아계인 반군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안드레이 마로츠코 대변인도 이날 “오늘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및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의 마지막 전략적 고지를 점령했다. 이는 리시찬스크가 완전히 포위됐음을 의미한다”며 러시아군의 공세가 본격화하고 했음을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리시찬스크 외곽의 정유시설을 점령해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하이다이 주지사는 정유시설을 둘러싼 양군 사이의 전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

아직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는 도네츠크주의 도시 슬로뱐스크에서는 이날 러시아군의 집속탄 공격에 민간인 네 명이 숨졌다. 바딤 리아크 시장은 “러시아군의 집속탄이 떨어진 지역에는 군사시설이 없다”며 러시아군이 무고한 민간인을 공격한다고 비난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에서는 잇따른 강력한 폭발에 시민들이 놀라 대피했다.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시장은 소셜미디어에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모두 대피소로 피신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정밀무기로 돈바스와 미콜라이우 지역의 우크라이나군 지휘소 다섯 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고 비난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며칠 전 우크라이나군이 벨라루스 영토의 군사시설을 향해 미사일을 날렸지만 모두 우리 방공망에 의해 요격됐다”며 이는 도발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생각이 없다”며 “만약 당신이 (우리)영토에 들어와 우리 국민을 죽인다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동맹인 벨라루스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진격기지 구실을 했으며, 최근 러시아군은 벨라루스 영공에서 우크라이나에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항상 시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 신청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