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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22% 급락' 코스피에 동학개미 지쳤다...거래대금 2년4개월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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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발(發) 돈줄 죄기(금리 인상 + 양적 긴축)와 세계 경제 침체 우려로 올해에만 코스피가 20% 넘게 급락하자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가 시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2332.64에 마감한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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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금리 인상과 세계 경제 침체 우려로 올해에만 코스피가 20% 넘게 급락하자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가 시장을 떠나고 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개월 만에 10조원이 줄었고, 개인 투자자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년 4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 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조3009억원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지난 2020년 2월(3조7020억원) 이후 가장 적다. 개인 투자자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주가가 V자 반등할 때 급증했다. 특히 ‘동학개미 운동’이 일며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넘었던 지난해 1월에는 17조2994억원까지 늘었다.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9조∼12조원대를 횡보했으나 최근 국내 증시 급락으로 4조원대로 떨어졌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11조4018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거래대금은 그 날 주식이 사고 팔리는 과정에서 오간 돈의 총합(合)으로 매수대금과 매도대금의 평균이다. 일반적으로 증시에서 오고 간 전체 거래대금이 크면 클수록 증시가 활발하게 움직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최근 1년 국내 증시가 그만큼 활기를 잃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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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증시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 잔고(개인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후 아직 갚지 않은 금액)도 감소세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7조3649억원으로 6개월 전(67조5307억원)보다 10조원 넘게 줄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해 말 23조886억원에서 지난달 말 17조8683억원으로 5조원 이상 줄었다.

동학개미의 증시 이탈은 부진한 코스피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는 2332.64로 마감하며 지난해 말(2977.65)보다 21.66% 급락했다. 올해 상반기 성적 기준 주요 20개국(G20) 증시 대표 지수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19위)다. G20 가운데 대표 지수 수익률이 코스피보다 낮은 국가는 이탈리아(-22.13%)뿐이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주요 증시의 상반기 성적도 좋지 않았다. 미국(-20.58%), EU(-19.62%), 독일(-19.52%), 프랑스(-17.20%) 등 나라의 대표 지수도 줄줄이 급락했다.

문제는 당분간 국내 증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하반기에도 전 세계의 경기 침체 공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고유가 상황이 이어진다면 수출 중심인 국내 기업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경기 침체 공포가 진정돼 반도체 수요 회복 기대심리가 다시 생기기 전까지 주가 반등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오르려면 3분기 안에 미국 정부의 노력 등으로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가 나오거나, 국내 기업의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펼쳐 수혜 기대감이 퍼지는 등 투자 심리를 개선해 줄 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약세장이라고 시장을 떠나기보다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조정으로 금리 인상이나 경기 침체 우려 등 악재는 대부분 반영됐다”며 “오히려 하반기 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된다면 낙폭이 컸던 국내 기업 가운데 실적이 좋은 종목이 새로운 주도 주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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