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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국제우주정거장, 러시아 없이도 궤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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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시그너스 화물우주선 이용한 기술 확보 성공

한겨레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해 있는 노스럽그러먼의 화물우주선 시그너스. 노스럽그러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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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의 도움 없이도 국제우주정거장(ISS)의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최근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해 있는 노스럽그러먼의 시그너스 화물우주선을 이용해 우주정거장의 궤도를 원상태로 복귀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444톤의 국제우주정거장은 고도 400km 상공에서 93분에 한 번씩 지구를 돌고 있다. 그러나 이 궤도가 저절로 유지되는 건 아니다. 대기 항력(Atmospheric Drag)으로 인해 한 달에 약 2km 정도씩 우주정거장의 고도가 낮아진다.

대기 항력이란 물체가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대기의 힘, 즉 마찰력을 말한다. 따라서 대기 밀도가 높을수록 대기항력도 커진다. 따라서 궤도를 유지하려면 주기적으로 고도를 다시 높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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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너스 화물우주선의 도킹 위치.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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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 지금까지 이 일은 러시아의 즈베즈다 모듈에 도킹한 프로그레스 화물우주선이 도맡았다. 그러나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조처를 취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러시아 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의 드미트리 로고진 국장이 궤도 유지 임무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나선 것.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미국으로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할 상황이 된 셈이다.

나사는 앞서 2018년 노스럽그러먼의 시그너스 화물우주선을 이용해 90미터 궤도 높이기 실험을 한 바 있다. 이후 시그너스의 태양전지판을 더 가볍고 다 강력한 것으로 교체하고 연료탱크를 추가하는 한편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왔다.

그러다 이번에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가 틀어지자 지난 2월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한 시그너스에서 이 기능을 처음으로 실전에 적용했다. 지난 21일 첫 시도는 5초 만에 중단됐으나, 25일 2차 시도에서 시그너스의 짐벌 엔진을 점화해 우주정거장의 궤도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날 작업은 5분 동안 진행됐으며, 궤도 상승 폭은 0.2~0.8km였다.

나사는 2030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을 운영한 뒤 이후 민간 우주정거장 체제로 전환환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미국쪽 모듈과 러시아쪽 모듈로 나눠져 있는데, 러시아는 모듈 노후화에 따른 위험 등을 이유로 2025년 이후엔 우주정거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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